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여당 원내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여당 지도부와 한 만찬에서 2017년 12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10끼 중 2끼만 중국 지도부와 식사한 상황을 언급하며 “전 정부에서 친중 행보를 했지만, 돌아온 것이 무엇인가”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3일 전해졌다.
당시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을 두고 ‘혼밥’(혼자먹는 밥) 논란이 인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며 또다시 ‘중국 때리기’에 나선 셈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 마당에서 만찬을 했다. 당에서는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고,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동석했다.
한 참석자는 3일 <한겨레>에 “윤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에 대해 중국이 저렇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지난 정부에선 친중 정책을 펼쳤는데도 (중국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국빈 초청해서 혼밥이나 먹게 하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선 문 전 대통령 중국 국빈방문 행사에서 한국 기자들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일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전 정부에서 친중 행보를 했지만, 돌아온 게 뭐냐”며 “당당하게 우리가 국력을 키우고, 기술 강국이 되면 (중국이 우리에게) 함부로 못 한다”고 언급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반도체, 2차 전지 등 이런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가 더 대접받는 것이다. 그게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국제사회는 냉혹한 거 아니냐”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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