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황교안·천하람·안철수·김기현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기현 후보의 ‘울산 케이티엑스(KTX) 역세권 연결 도로 시세차익 의혹’과 관련해 당내 공방이 격화하자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17일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유흥수 전당대회 선관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당대회에 출마한 모든 후보자는 근거 없는 비방과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정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비방 행위가 지속될 경우 ‘엄중한 제재’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유흥수 선관위원장은 “특히 확인되지 않는 의혹만으로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행태는 이번 전대를 혼탁하게 만들 뿐이라는 점을 명확히 말씀드린다”며 “이런 행위가 앞으로 지속될 경우에는 당헌·당규에 따르는 엄중한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것을 엄숙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유 선관위원장의 발표는 이날 김 후보가 “광주·전남·전북 합동연설회에서 안철수 후보의 김 후보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 제기는 명백한 비방, 흑색선전이자 인신공격”이라며 선관위에 엄중 조처를 요구한 뒤 나왔다. 전날 열린 연설회에서 안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황교안 후보의 울산 케이티엑스 역세권 시세차익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95% 할인해 팔겠다는 능글맞은 말로 그 이상 엄청난 시세차익이 났다는 걸 오히려 인정했다”며 “1800배 차익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라”고 공세를 가한 바 있다.
‘울산 시세차익 의혹’은 지난 15일 열린 당 대표 후보 첫번째 티브이 토론에서 황교안 후보가 ‘후보 사퇴’까지 요구하며 처음으로 꺼내들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이날 선대위 측에 보낸 공문에서 황 후보의 말을 빌려 뒤늦게 공세를 가한 안 후보만을 콕 찝어 제재를 요청했다. 이에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용태 후보는 “먼저 나쁜 짓한 사람은 나중에 같은편 할 사람이라 냅두고 엄한 후보에게 선택적인 공격을 하는 행태도 국민의힘다운 행태는 아닌 것 같다”며 “공개사과는 근거가 빈약한 부동산 의혹을 생방송에서 언급하며 김기현 후보의 사퇴까지 거론한 황교안 후보에게 요구하셔야 한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 캠프 이종철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스스로 해명을 할 수 없어 공정한 선거 관리의 주체가 되어야 할 선관위마저 후보의 방탄용으로 이용하려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선관위는 안 후보가 제기한 의혹이 어떤 점에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는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배준영 선관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 뒤 백브리핑에서 ‘김 후보와 관련된 의혹에 근거가 없음을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전당대회를 안정적이고 축제 분위기 속에서 이끌어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그런 고심의 결과로 오늘 같은 발표를 하게 됐음을 양지해달라”고만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흑색선전이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같은 질문이 반복되면 저도 똑같은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음을 양지해달라”고 답했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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