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류원기, 교육부장관 때부터 친교
이차관-류원기, 부산 체육회서 같이 임원
이차관-류원기, 부산 체육회서 같이 임원
‘3·1절 골프파문’의 주요 등장인물인 이해찬 국무총리와 이기우 교육부 차관, 유원기 영남제분 회장이 친분을 맺은 시점과 친밀한 정도 등을 놓고 엇갈린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류 회장은 이 총리가 교육부 장관을 하던시절 처음 만나 지금까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의 한 기업인은 9일 “이 총리가 교육부 장관 때 류 회장과 본격적으로 친해지면서 이후 부산에서 계속 만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 총리가 부산을 찾을 때면 각별히 류 회장을 챙겼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2004년엔 류 회장이 아들을 통해 이 총리에게 4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낸 사실은 이미 공개된 바 있다. 이강진 총리 공보수석도 “이 총리가 교육부 장관 시절인 98~99년께 당시 정순택 부산시 교육감의 소개로 류 회장을 알게 됐다고 들었다”며 “그러나 각별한 관계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기우 차관은 류 회장을 2004년 처음 대면했다고 지난 7일 주장했으나 두 사람은 이미 10년 전에 부산에서 시체육회 임원을 함께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차관은 1996년 부산시교육청 부교육감으로 부임했으며 이듬해엔 부산시체육회 부회장도 맡았다. 그런데 86년부터 부산시체육회 활동을 해온 류 회장은 96년엔 역도협회장, 97년엔 감사를 맡았다. 같은 연도에 각각 부산시체육회 부회장과 감사를 지낸 두 사람이 안면이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그렇다면 이 차관이 류 회장과 알게 된 시점을 다르게 밝힌 속사정은 무엇일까. 이 차관은 총리 비서실장 시절 이 총리와 부산지역 기업인들간의 각종 모임을 주선한 바 있다. 때문에 “이 차관이 류 회장과의 친분관계를 의도적으로 숨기려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이날 <한겨레> 기자와 만나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은 잘 안나지만 체육회 회의가 거의 열리지 않았던 것 같고, 모임에도 내가 참석한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연직 부회장이어서 회의에 참석할 일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부산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당시 부교육감은 당연직 부회장이라 참석률이 높지는 않았지만, 부회장과 감사는 1년에 3~4차례 열리는 이사회 참석대상”이라며 “두 사람이 한 번도 만나지 않았을 가능성은 낮다”고 반박했다.
최익림 허미경, 부산/최상원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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