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주로 참여하는 정책 포럼 ‘사의재’ 창립기자회견이 서울 중구 태평로 언론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 보건복지부 장관 박능후 상임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참모들과 장·차관 출신 인사들이 모인 정책 포럼 ‘사의재’가 18일 출범했다.
사의재 초대 상임대표를 맡은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 창립 기자회견에서 “사법의 틀 안에 토론이 갇혔고 정치가 갇혔다”며 “이를 토론의 광장으로 끌어내 국가, 민족, 사회에 미래 비전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사의재라는 이름은 다산 정약용이 전남 강진에서 저서를 편찬하며 머물렀던 처소 이름을 딴 것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 국정운영 경험을 토대로 민간 ‘씽크탱크’ 구실을 하겠다고 밝혔다.
공동대표는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조대엽 전 정책기획위원장이 맡고 운영위원장에는 방정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선임됐다. 박범계, 윤영찬, 전해철,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청와대 참모와 장관 출신 인사 등 30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했다.
사의재는 정책포럼 구실을 하기 위해 각 분과별 체계를 꾸렸다. 1분과(정치·행정)는 윤태범 전 지방행정연구원장, 2분과(경제·일자리)는 김유찬 전 조세재정연구원장, 3분과(사회)는 김연명 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이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4분과(외교·안보) 위원장은 미정인 상태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계승하고 윤석열 정부의 전 정부 비판에는 맞대응하기로 했다. 박 상임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한계에 대한 외부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근거 없는 비방과 왜곡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 운영위원장은 “현 정부는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 이같은 운영으로는 대한민국의 성공적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최근 감사원이 감사에 들어간 ‘통계조작 의혹’ 등에 대응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친문계가 결집하는 모양새여서, 민주당 내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한 비문재인계 의원은 <한겨레>에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부터 이뤄져야 한다”며 “문재인 정권 인사들의 결집은 여야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고, 당내 소모적인 계파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상임대표는 ‘친문 결집’이라는 해석에 “틀린 것도 아니지만 맞지도 않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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