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선물한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내지에 적은 문구. 이정미 페이스북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최근 세상을 떠난 조세희 작가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선물했다. 이 대표는 “법 앞에 힘 있는 사람만 우선되는 사회가 아니라, 약한 자들을 먼저 지켜주는 ‘법의 정의’가 우선하는 시대를 열어달라”고 윤 대통령에게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신년인사회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 전달할 자필편지를 공개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작년 3월 대통령께서 당선된 후, 대통령과 함께하는 첫 자리가 해를 넘긴 신년회가 될 줄은 몰랐다”며 “취임 9개월이 넘도록 야당 대표들과 자리하지 않는 대통령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야당 대표와의 회동도 없고 협치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윤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민주적 제도를 통해 선출된 국가 수반에게, 통합과 협치 그리고 이를 위한 적극적 소통은 가장 중요한 소임”이라며 “새해에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행보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주요 정책이 우리 사회 약자들의 삶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주 69시간 장시간 노동체제,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 폐지 등 대통령께서 직접 지시해 이뤄지고 있는 조처들은 이 땅의 가난한 서민들과 일하는 시민들을 정부의 적대자로 만들고 있다”며 “부유한 내 나라의 정부가 ‘밥을 먹여주지’는 못할지언정, 있는 밥그릇도 발로 차는 정부로 여겨지는 것은 모두에게 불행”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선물할 <난쏘공> 내지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의 고통을 알아주고 그 고통을 함께 져줄 사람이었다”는 <난쏘공> 등장 인물 영수의 발언도 적었다.
이 대표는 화물연대 파업 등 노조의 단체행동에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시민의 삶을 지키는 공적 ‘약속’이 우선”이라며 “지난 화물연대의 파업을 불법이라 탄압하기 전에 정부가 안전운임제 약속을 먼저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법치주의 국가다운 면모”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노동조합을 부패하고 폭력적인 집단으로 몰아가는 조치들은 일하는 시민들에게서 멀어진 법이라는 탄식과 절망을 낳는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시민들과 정부가 더 멀어지기 전에 가속 페달만 밟고 있는 정부 정책에 잠시 브레이크를 잡고, 이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경청하고 토론해달라”고 당부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