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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 “조세희 선생 꿈꾼 세상, 우리 모두의 숙제”

등록 2022-12-26 14:12수정 2022-12-26 18:24

“‘이 시대에 소설 쓰기가 버겁다’며 고통스러워 하시던 모습 못 잊어”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세희 작가의 타계 소식에 “조세희 선생님이 꿈꾼 세상은 여전히 우리 모두의 숙제로 남아있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연작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잘 알려진 조세희는 25일 저녁 80살을 일기로 별세했다.

문 전 대통령은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난쏘공’은 산업화와 개발 시대 저임금 노동자, 도시 빈민, 철거민들의 비참한 현실과 불평등을 치열한 문제 의식으로 다루면서도, 환상적이라고 할 만큼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읽는 사람들에게 가슴을 찌르는 공감과 감동을 준 우리 시대 최고의 소설”이라며 “우리 세대는 ‘난쏘공’을 읽으며 우리 사회의 불평등하고 비인간적인 모순을 직시하고 약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사회의식과 실천의지를 키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분노할 힘마저 부족한 시대를 살고 있다’ ‘냉소주의는 우리의 적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라고 하셨던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린다”며 “조세희 선생님이 꿈꾼 세상은 여전히 우리 모두의 숙제로 남아있다”고 짚었다.

&lt;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gt;의 작가 조세희 선생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영안실에서 26일 오후 한 조문객이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작가 조세희 선생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영안실에서 26일 오후 한 조문객이 고인의 넋을 기리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문 전 대통령은 조세희 작가와의 개인적인 기억도 소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선생님이 소설을 쓰지 않고 <당대비평> 잡지를 만들던 시기에 그 이유를 묻는 제 질문에, ‘이 시대에 소설 쓰기가 너무 힘들고 버거워서 쓸 수가 없다’며 고통스러워 하시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문 전 대통령은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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