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오미자 주스로 건배하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새로 입주한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식사 정치’를 시작했다. 2022년 11월22일 이른바 ‘윤핵관’이라는 권성동·장제원·이철규·윤한홍 의원을 부부 동반으로 만났고, 11월25일에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를 불러 만찬을 했다.
윤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에 앞서 사이가 가까운 윤핵관을 ‘집들이’에 먼저 초대한 것을 두고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사이가 멀어진 권성동·장제원 의원을 화해시키려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식사나 술자리를 통해 다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이런 일정을 모두 비공개로 진행했다. 권성동·장제원·이철규·윤한홍 의원 초대는 다른 사람들이 모르게 했다가 언론 보도로 뒤늦게 알려졌다. 여당 지도부 만찬은 공식 일정으로 진행했지만 대통령실이 출입기자단 취재를 허용하지 않았고, 대통령실에서 촬영한 사진도 나중에 공개하지 않았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만나는 건 사적 만남이 아니라 국정을 논하는 자리일 텐데 ‘건배’하는 장면조차 남기지 않은 것이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또는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을 하는 행사는 비공개여서는 안 된다. 장소와 비용 등에 모두 국민의 세금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공군 1호기)에 특정 언론사 탑승을 배제하는 등 공적 재화를 사적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비공개 만찬까지 진행했다. 만약 애써 공적 만남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면 대통령실은 두 번의 만찬 비용은 누가 냈는지 공개해야 한다. 대통령 관저의 밥값을 어디까지 세금으로 부담하느냐 문제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분리 등 민주주의에 대한 질문이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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