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는 지난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14살 선천성 심장질환 소년의 집을 찾아가 회복을 빌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22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장 최고위원이 (김 여사의) 캄보디아 심장병 아동 방문 사진에 대해 ‘최소 2∼3개의 조명 등 현장 스튜디오를 동원한 콘셉트 촬영’이라고 허위 발언을 했고 가짜뉴스를 에스엔에스(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시했다”며 “장 최고위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형사고발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언론 공지를 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장 최고위원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장 최고위원의 ‘콘셉트 촬영’ 발언 이후 “장 최고위원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한 지 이틀 만에 구체적 행동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그동안 대통령실은 사실과 다른 의혹도 성실히 설명했을 뿐 법적 조치는 자제해왔다”며 “조명이 없었다는 대통령실 설명 뒤에도 (장 최고위원이) 글을 내리거나 사과하기는커녕 외신에 근거가 있다며 허위사실을 계속 부각했다”는 점 등을 고발 이유로 들었다.
대통령실은 아울러 “장 최고위원의 콘셉트 촬영이라는 허위 발언이야말로 대한민국, 캄보디아 정부에 대한 결례이자, 환아 가족에게 큰 상처를 주는 말”이라며 “공당의 최고위원으로서 사과하고 해당 발언을 철회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과 김 여사 팬클럽 ‘건사랑’, 그리고 또다른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을 지낸 강신업 변호사도 장 최고위원에 대한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장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이 자신을 고발한 데 대해 “대통령실이 야당 국회의원을 고발한 것은 헌정사상 최초 아니냐”며 “국민을 대리해서 질문을 드리는 건데 거기에 대해 재갈을 물리기 위해 고발하고, 겁주기와 겁박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자신의 주장을 허위사실이라고 한 데 대해서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게 없는데 기분 모욕죄 정도가 아니냐”라며 “아동의 빈곤과 아픔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한 빈곤 포르노를 찍은 건 맞다”고 말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서면 논평을 내어 “정치적 공방을 형사사건으로 만들겠다니 황당하다”며 “대통령실은 고발 의사를 즉각 철회하고 해외순방 당시 김 여사의 독자 일정과 사진 촬영에 대해 국민께 소상히 밝히기 바란다”고 밝혔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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