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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윤 대통령 “경찰, 권한 없단 말 나오나?” 질타…이상민엔 ‘침묵’

등록 2022-11-07 17:21수정 2022-11-08 06:41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서 경찰에 “대대적 혁신” 주문
비공개회의 발언 이례적 공개…이상민 경질론엔 언급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물어 경찰의 대대적 혁신을 요구하며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소방을 포함해 재난과 안전관리의 총책임자인 행정안전부 또는 이상민 장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쏟아지는 이 장관 경질 요청에 귀를 닫고 경찰 수뇌부 문책 정도에 그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통령 주재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열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안전관리의 권한과 책임, 그리고 신속한 보고체계에 관해 전반적인 제도적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에 대비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경찰 업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이번 참사와 관련해 진상규명이 철저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고, 국민 여러분께 그 과정을 투명하게 한 점 의혹 없이 공개하도록 하겠다. 그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책임을 묻겠다’는 대상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경찰의 혁신을 언급한 뒤 이런 발언을 한 만큼, 이태원 참사 당시 총체적 부실 대처로 국민적 공분을 산 경찰 수뇌부를 문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회의에선 더 강한 어조로 경찰을 질타했다고 한다. 이때도 행안부나 이상민 장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경찰을 향해 “오후 6시34분에 첫 112신고가 들어올 정도면 아마 거의 아비규환 상황이 아니었겠나 싶은데 그 상황에서 경찰이 권한이 없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느냐”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안전사고를 예방할 책임은 경찰에 있다. 사고를 막는 것은, 그리고 위험을 감지해야 하는 것은 경찰에 있다”며 “여기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 같다든지, 그런 정보를 경찰 일선 용산서가 모른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생각한다”고 경찰을 강하게 질책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 경찰이 그런 엉터리 경찰이 아니다”라면서도 “정보 역량도 뛰어나고 (한데)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 이것이다. 이태원 참사가 제도가 미비해서 생긴 것인가? 저는 납득이 안 된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한 윤희근 경찰청장을 포함해, 경찰 모두가 책임을 갖고 이 사안에 대해 엄정하게 한 점 의혹이 없이 규명할 책임이 있다고 언급했고, 윤 청장은 “엄정한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답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례적으로 윤 대통령의 비공개회의 발언을 브리핑과 영상을 통해 공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이번 사안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고 국민에게 최대한 상세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기자들이 ‘(함께 경질론이 나오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책임에 대해서는 거리 두기를 하는 것이냐’고 추가 질문을 하자 이 관계자는 “책임을 지우는 문제는 누가 얼마나, 무슨 잘못을 했고 권한에 맞춰 얼마만큼 책임을 물어야 할지 판단한 다음에 이뤄질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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