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제가 당원가입하라고 했더니 또 이걸 해당 행위로 보는 사람이 있던데 정신이 좀 이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에 출연해 “당원가입을 하자는 것이 해당 행위라고 할 정도면 어느 정도로 세상을 왜곡된 시선으로 보고 있는 거냐”며 이렇게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명예롭게 정계은퇴할 수 있도록 당원가입으로 힘을 보태달라”며 당원가입 링크를 올린 뒤, 당 안팎에서 이 전 대표가 분란을 조장한다며 해당 행위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을 겨냥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에 윤핵관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며 “윤핵관에 대해 적극적인 견제 조치가 있지 않으면, 이 당 또는 국가가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을 국민이 알고 있으니까 그런 특수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당원 가입하자고 주장하자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윤핵관을 겨냥해 던졌던 ‘삼성가노’ 발언을 떠올리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가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지금 이 꼴로 해서 총선 때까지 그 지도부가 공천한다는 보장이 있느냐”며 “저는 항상 말씀드리지만, 윤핵관이라고 하는 분들도 나중에 윤석열 대통령한테 싫은 소리 할 수 있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분들의 이력을 잘 보라”며 “그분들이 옛날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다른 정치 지도자에 대해서 열성적으로 응원했던 분들”이라며 “지금은 오히려 그분들을 공격하면서 하나의 변태를 겪었다”고 덧붙였다. 삼성가노는 ‘성 셋 가진 종놈’이라는 뜻으로,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2017년 대선 때 반기문·유승민·홍준표 등 3명의 대선 주자를 옮겨가며 지지한 장제원 의원을 삼성가노라고 공격했다.
윤 대통령과 전면전도 재차 선언했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정미경 전 최고위원마저 ‘이 전 대표가 그만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을 두고 “윤핵관과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는 그런 행동들이 저와 맞서고 있다고 보는 게 정석”이라며 “결국 대통령의 뜻을 꺾을 수 있겠느냐에 대해서 전부 불가능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가다 보면 이준석이 꺾일 것이다, 네가 접는 게 너를 위해 좋지 않겠느냐가 하나의 맥락이고, 또 하나는 어차피 이 투쟁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니까 당이라도 조용해지자 이 두 관점”이라며 “그런데 그렇게 해서 어떻게 바꿔내겠냐”고 말했다. 이어 “윤핵관이 하는 주장에 받아들인 가치가 하나라도 있으면 제가 할 텐데, 윤핵관이 어떤 정치적 비전을 세운 걸 들어본 적이 있냐”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들은 그냥 말 그대로 정치적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며 “이 분들이 어떤 개혁안을 내놓고 저랑 같이 경쟁하고 토론할 생각이 있으면 저는 언제든지 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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