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건희 여사와 사업적으로 인연이 있는 업체가 관저 리모델링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따내는 등 대통령 주변 비위 의혹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이 국정조사 등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별감찰관 임명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4일 원내정책조정회의에서 “용산 대통령실 이전을 둘러싼 불법·비리에 대해 국회 차원의 조사가 불가피해졌다”며 “(대통령 관저 공사) 의혹 전반에 대해 국정조사를 포함해 국회법이 정하는 모든 절차를 조속히 검토하고 진상규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국회 운영위 개최를 더는 회피해서는 안 된다. 집무실 관저 공사 ‘사적 수주’ 의혹뿐만 아니라 대통령실 운영 전반을 바로잡는 일에 책임있게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야당이 국정조사까지 언급한 가운데 대통령 주변을 감시해야 할 특별감찰관 인선은 진척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인선 지체를 더불어민주당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특별감찰관 추천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은 윤 대통령의 역린 같은 느낌이 들지 않냐. 안 그래도 야당의 공격을 많이 받는데 특별감찰관까지 하자고 하면 우리가 거드는 꼴로 비쳐서 부담스럽다”(국민의힘 관계자)는 것이다.
그럼에도 특별감찰관을 서둘러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안에서도 나온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서 “특별감찰관과 검찰총장을 신속히 임명해 내부 부조리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달라”고 밝혔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3일 “대통령 주변 인물이 대형 사고를 치기 전에 특별감찰관 임명을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고 했고 국민의힘 중진의원도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5년 동안 특별감찰관 임명 안 했는데 지금 우리가 다를 게 뭐냐. 빨리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야가 특별감찰관 후보를 추천하는) 그런 절차가 진행된다면 대통령은 따라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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