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11일에는 윤 대통령 지지도가 여당인 국민의힘보다도 낮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잇단 내각 후보자 낙마와 대통령실 ‘지인 채용’ 논란, 경제 위기와 코로나19 재유행, 국민의힘 내홍 등 안팎의 악재가 겹친 가운데 국정운영 ‘경고등’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통령실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4~8일 전국 성인 2525명에게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포인트), ‘잘하고 있다’가 37%, ‘잘 못하고 있다’가 57%였다. 직전 조사인 6월 5주차 때와 비교해 긍정 평가는 7.4%포인트 하락하고, 부정 평가는 6.8%포인트 상승했다. 보수 진영 고정 지지층으로 분류되던 60대에서도 부정(48.2%)이 긍정(46.3%)을 앞섰다. 긍정 평가 수치는 지난주와 비교해 연령별 20대에서 12.9%포인트, 정치성향별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10.7%포인트,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9.6%포인트나 빠졌다. 특히 핵심 지지층인 60대와 대구·경북에서의 대거 이탈이 주목된다.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40.9%, 더불어민주당이 41.8%로 3월 5주차 조사 이후 14주 만에 순위가 바뀌었다. 윤 대통령은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을 이끌어왔으나 이번에는 이 또한 역전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선 윤 대통령 긍정과 부정 평가가 각각 34.5%, 60.8%(지난 8~9일 성인 1002명 대상,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였다.
박성민 정치컨설팅업체 ‘민’ 대표는 “인사라는 이슈와 그 이슈를 대하는 윤 대통령의 태도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보수층과 2030 남성 등 기존 지지층의 ‘경고의 신호’로 보인다. 비판 여론을 인정하는 태도와 대내외적 상황에 맞는 의제 설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대통령실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대외적 상황에서 불거진 경제 ‘3중고’(고물가·고유가·고환율)와 당 내부 자중지란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경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과 메시지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당이 현재의 국면을 잘 수습하길 기대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지율이 대통령 리더십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지지율 상승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답변으로 논란의 중심이 돼온 출근길 약식회견(도어스테핑)을 이날부터 잠정 중단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여럿 발생함에 따라 선제적 예방 차원에서 윤 대통령과 기자들의 접촉을 줄이겠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대통령실이 코로나19 재확산을 계기로 ‘메시지 관리’에 들어간 모양새가 됐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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