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 세번째)의 비서실장인 대표적 친윤계(친윤석열) 박성민 의원(왼쪽 네번째)이 30일 비서실장직을 사퇴했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택시경영 및 근로형태 다양화 토론회’ 당시의 모습.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비서실장인 대표적 친윤계(친윤석열) 박성민 의원이 30일 비서실장직을 사퇴했다.
박 의원은 이날 아침 <한겨레>에 “오늘 저는 일신상의 이유로 당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임했다”며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사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날 <한겨레> 보도로 알려졌고, 전날 밤 “고민이 많다. 좀 기다려달라”고 했던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사퇴 사실을 알렸다. 박 의원은 사퇴 결심 배경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최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이준석 당 대표 사이의 갈등이 주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성접대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의 징계 심의를 앞두고 있는 이 대표는 최근에는 윤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하는 과정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박 의원은 지난 2014년 울산 중구청장 시절,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수사 뒤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던 ‘윤석열 검사’와 인연을 맺으면서 친분을 쌓은 대표적인 ‘친윤’ 의원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던 박 의원이 비서실장에서 물러남에 따라 윤 대통령의 ‘이준석 손절설’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당 대표 비서실장 인선에 애를 먹다가 대통령이 특별히 배려해 박성민 의원을 보내줬다는 분석이 있었다”며 “그런 분이 사퇴하는 것은 (대통령의) 스텝이 뒤바뀌는 상황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성접대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의 징계 심의는 오는 7일로 예정돼 있다. 당내에서 점점 고립되는 상황에 처한 이 대표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주목된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로서는 윤리위 판 자체를 깨버리거나 (징계 등) 상황을 받아들이고 후일을 도모하는 두 가지 방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추진하는 당 혁신위원회도 당분간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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