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이준석 대표 인터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 남짓이 지났다.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하는 유형의 대통령이 되었고 될 것이다. 인재 영입 등에서 (연공서열 등을 따지는) 기존의 정치 문법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다양성에 대해선 많은 정치 원로들이 조언을 하고 있는 걸로 안다. 당 대표 입장에서 탈여의도적인 성격의 대통령과 일하기는 편하다.”
-‘서진정책’의 성과는 만족스럽나.
“적어도 스텝은 옳은 방향을 밟아나가고 있다. 정책 변화는 이벤트와 실질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무릎사과를) 뛰어 넘는 이벤트에 대해 내 나름의 생각을 대통령에 제안 드렸고 같이 준비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그것이 실행될 때 많은 사람들이 꽤 의미있다고 생각할 거다.”
-이 대표의 ‘성별 갈라치기’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여성 담론에 대해 갈라치기를 했다고 하려면 무슨 발언인지에 대한 구체성이 있어야 한다. 혐오의 구성요소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누군가를 평가절하하거나 싸잡는 단계가 필요한데 그런 경우가 없었다.”
-최근 당 중진인 정진석 의원과 에스엔에스(SNS)에서 논쟁을 벌였다. 이 대표의 표현이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나는 블로킹으로 점수를 내는 타입이다. 애초에 나에게 공을 안 날리면 맞을 일이 거의 없다. ‘육모 방망이’도 정 의원의 과거 발언을 그대로 돌려드린 거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해당 사건에 대해선 결백한 건가?
“증거 인멸 교사를 했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무근이기 때문에 대응할 필요도 없다.”
-당원권 정지 결정이 나오면 거취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경고’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최고위 판단을 받아야 하는 ‘제명’이 아닌 윤리위가 임의로 할 수 있는 ‘당원권 정지’는 그야말로 정치적 판단이다.”
-일부 ‘친윤계’에서 ‘이준석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다.
“세상이 항상 본인들이 꿈꾸는 대로 돌아가는 건 아니다. 진박 세상을 꿈꾸던 자들의 말로가 어땠는지도 뻔하고, 진박 세상의 끝에서 보수가 어떤 어려움을 겪어야 했는지도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당 주변에서 ‘대표직 중도하차설’이 끊임 없이 흘러나온다. 내년 6월까지 임기를 완주할 생각인가?
“(중도하차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도 상의한 적도 없다. 이거야말로 ‘기우제’ 수준의 얘기다. (누군가) ‘제발 이렇게 해줘’ 이런 것 같다.”
-당 대표 재도전도 가능한가?
“(다음 총선에서) 상계동에서 당선되는 게 목적이다. 2016년 난장판 속에서 떨어지고 2020년에 또다른 난장판으로 중앙당이 쑥대밭이 돼 떨어졌다. 그런 변수가 또 생길 거면 상계동에서 무엇을 할 이유가 없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내가 (전당대회에) 나가야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는 것이다. 내가 해놓은 대로 당 개혁이 잘 완수될 것 같으면 오히려 지역구에 몰두해야 한다.”
-안철수 의원과 ‘앙숙’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당이 된 안 의원에 대해 솔직하게 평가해달라.
“이분을 제발 많은 분들이 만나봤으면 좋겠다.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이분의 철학을 이해하고 이분의 정치적 판단에 대한 해석을 할 수 있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알게 되면 저에게 말해달라. 많은 분들이 만나보시면 (당내 세력화 가능성에 대한) 해답이 나올 거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청년 정치인으로 주목 받은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에겐 어떤 미래가 있을 것으로 보나.
“(선거에서) 졌는데 무슨 역할이 있겠나. 쓴소리만으로 당을 바꿀 수는 없다. 실질적인 권한을 얻었을 때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비대위원장이라는 힘이 주어졌을 때 못했던 사람에게 다음 기회는 없다. 왜 정치를 하는가에 대해서 본인이 그렇게까지 깊이 고민을 하고 참여한 건 아닌 것 같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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