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정부 첫 금융감독원장에 ‘윤석열 사단’의 일원인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가 발탁됐다. 통상 차관급으로 분류되는 금감원장에 검찰 출신 인사가 임명된 첫 사례로, 대통령실과 사정기관, 금융기관 등 정부 요직을 검찰 출신으로 채우는 윤 대통령의 ‘검찰 만능주의’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7일 새 정부 초대 금감원장으로 이복현 전 부장검사를 임명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역대 금감원장은 대부분 정통 금융계 인사나 학자 출신이 맡아왔으나, 이례적으로 부장검사 출신 법조인이 기용됐다. 검찰 출신을 금융감독 수장에 기용한 이번 인사에는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 등 증권·금융범죄의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또한 “검찰 재직 시절 굵직한 경제범죄 수사 업무에 참여해 경제정의를 실현한 경험을 바탕으로 금감원의 당면한 과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금감원장 임명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주진우 법률비서관 등 대통령실 주요 참모,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조상준 전 검사장), 국무총리 비서실장(박성근 전 차장검사) 등에 이은 ‘윤핵검’(윤석열 핵심 검찰) 인사로, 여권 내부에서도 검찰 편중 인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 또한 윤 대통령과 검찰에서 ‘현대자동차 비자금’, ‘외환은행 론스타 헐값 매각 사건’,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국정농단 특검’ 수사를 함께 한 대표적인 ‘윤석열 라인’이다. 그는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수사-기소 분리 입법에 반대하며 사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검찰 독식 인사가 계속된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은 이날 새 금융위원장 후보에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을 지명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금융위 사무처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금융위 제청을 거쳐 산업은행 회장으로 임명됐다. 강 교수는 새누리당 시절 당 정책위 부의장을 맡았고,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을 거친 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당선인 정책특보를 지냈다. 이로써 공석이던 윤석열 정부의 ‘1기 경제팀’을 완성할 금융당국 사령탑이 틀을 갖췄다. 윤 대통령은 또 국무조정실장에 기획재정부 제2차관 출신의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임명했다.
대통령실 추가 인선도 발표됐다. 대통령실 사회수석실 문화체육비서관에는 유병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시민사회수석실 국민제안비서관에는 허성우 전 인수위 행정부실장이 임명됐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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