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허리 굽혀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이 후보,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공동취재사진
대선 패배로 침통한 분위기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에서 선거 패배 요인을 놓고 여러 진단이 나오고 있다. 정권 교체론의 벽을 넘지 못한 원인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이나 민주당의 독선·오만에서 찾는 이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등 이재명 대선 후보의 약점도 패인으로 거론된다.
대선 패배가 확정된 10일 민주당은 충격과 당혹감이 뒤엉킨 분위기였다. 전날 박빙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고 개표 초반에 넉넉히 앞서가면서 ‘해볼만 하다’는 기대감을 가졌던 만큼 충격파도 컸다. 결국 0.7%포인트 차 석패의 주요 원인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꼽힌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서울에서 33만표 진 것이 치명적이었다”며 “부동산 가격 폭등의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당선자의 표 차이(24만표)는 서울에서의 격차보다 적었다.
‘내로남불’로 상징화된 민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을 앞서 경험하고서도, 쇄신과 변화 의지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강경 세력들에 이끌려서 (재보선 귀책사유를 제공한 경우에는) 공천을 안 한다고 한 것도 바꿔서 (서울·부산시장 공천을) 하고, 위성정당을 만들고” 했던 점을 거론하며, 그래서 “(지난해) 재보궐 선거 때 혼이 났는데 그 여진이 남은 것”이라고 짚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 패배는 반성하지 않고 버텼던 결과물이다. 선거 막바지에 통합정치를 앞세우기는 했지만, 선거에서 이길 것 같았을 때는 (당의 핵심 선거 기조로) 수용되지 않았다”며 선거제도 개혁과 위성정당 방지 등 정치개혁안이 국민들 앞에 민주당의 구체적인 반성과 개혁 ‘경로’로 제시되기까지 너무 늦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선거 기간 내내 입길에 올랐던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비판하며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대장동 의혹으로 차별화 효과가 희석됐다는 것이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 본인으로서는 억울한 부분이겠지만, 대장동 의혹 같은 국민적 의혹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해 야당의 공격을 당한 부분도 패배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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