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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저조한 성적표’ 심상정 “아쉽지만…각오하고 시작한 선거”

등록 2022-03-10 01:20수정 2022-03-10 08:55

2%대 득표 그칠 듯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10일 0시 40분께 서울 여의도 정의당 당사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을 찾아 당직자·당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포옹했다. 심 후보의 미소에 지도부와 의원 등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2.5%의 출구조사 결과를 받아든 심 후보는 굳은 얼굴로 “저조한 성적표가 솔직히 아쉽지만 저와 정의당에 대한 국민 평가인만큼 겸허하게 받들겠다”며 입을 뗐다. 심 후보는 이어 “이미 각오하고 시작한 선거다. 지지율과 유불리에 연연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과 정의당의 역할에 대해 소신과 책임을 갖고 말씀드렸다. 불평등과 기후위기, 정치개혁과 다원적 민주주의를 의제로 이끌어냈고 성평등을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로 또렷이 세워냈다”며 “그 가치를 바탕으로 정의당 다시 뛰겠다. 비호감 선거로 격화된 진영 대결 가운데서도 소신투표를 해준 지지자들의 깊은 뜻을 가슴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짧게 말을 마친 심 후보가 자리에 앉자 상황실엔 정적이 감돌았다. 심 후보는 개표 상황을 잠시 지켜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 “애 많이 썼다”고 말하며 악수를 건넸다. 심 후보와 포옹을 나눈 장혜영 의원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저조한 득표로 선거 비용 국고 보전은 어렵게 됐지만 출구조사 발표 뒤 심 후보에 대한 후원 문의가 계속되며 실제 후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 “제3지대에 확실한 대안을 키워야 한다”며 소신투표를 호소했지만, 거대 양당의 지지층이 단단히 결집한 분위기 속에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5년 전 득표율(6.17%)에 크게 미치지 못 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정의당은 ‘윤석열 대통령 시대’에 공포를 느낀 진보 성향 지지자 상당수가 이 후보 쪽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정의당 핵심 관계자는 <한겨레>에 “양쪽 진영으로 꽉 짜여진 대선이어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그 안에서 진보정당이 말해야 할 가치를 충분히 말하고 지켜낸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선거를 치렀다”고 했다.

5년 전 심 후보가 거둔 득표율(6.17%)은 진보정당이 대선에 도전한 이래 받아든 최고 성적이었다. 정의당은 이를 계기로 촛불민심이 탄생시킨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왼쪽에서 이끄는 ‘견인차’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입법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협조했지만 2020년 총선 때 위성정당을 창당한 민주당의 ‘배신’으로 당세를 확장하지 못했다. 정의당 안팎에서 진보정당으로서의 원칙과 가치를 뒤흔들고 실리를 챙기지도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심 후보는 이를 모두 떠안으며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대선 기간 동안 잠시 선거운동을 멈추기도 했지만 심 후보는 선명한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대선후보 티브이(TV) 토론에서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겠다는 윤 후보에게 “30억 집에 살면서 종부세 92만원이 폭탄이냐”며 일갈하는가 하면, 증세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 이 후보를 향해 “감세는 열심히 선전하는데, 세금 내라는 것도 당당히 말하라”고 꼬집는 등 표를 의식해 민감한 문제를 피해 가는 거대 양당 후보와 달리 꼭 필요한 ‘할 말’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토론회 마무리 ‘1분 발언’을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 문제를 알리는 데 할애하는 등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진보정당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의당은 곧바로 6월에 있을 지방선거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의당 핵심 관계자는 “득표율이 높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이번 대선에서 심 후보의 목표는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정의당의 존재 이유를 재신임받고 2030·여성·노동·녹색의 목소리를 대변해 지지층을 넓히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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