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오른쪽)과 국민의 힘 전주혜 의원이 3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실 앞에서 이재명 후보의 범죄수사 경력과 윤석열 후보의 부동시 관련 자료 동시 열람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0대 대선을 6일 앞둔 3일, 윤석열 후보의 ‘부동시 병역기피 의혹’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법무부가 제출한 자료로 윤 후보의 ‘고무줄 시력’이 확인됐다며 허위 부동시 진단을 통한 병역 면탈을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시력 검사만으로 부동시를 판정하지 않는다며 “저급한 정치 공세”라고 맞섰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과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법무부가 전날 제출한 자료를 비공개로 함께 열람한 뒤 윤 후보의 과거 시력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박주민 의원은 윤 후보의 시력이 병역을 면제받았던 1982년에는 좌안 0.8, 우안 0.1로 시력 차이가 0.7이었지만, 1994년 공무원(검사) 임용 때 윤 후보가 제출한 보라매병원 신체검사 결과에서는 각각 0.7과 0.5였다고 밝혔다. 변호사로 개업했던 윤 후보가 2002년 검사 재임용 때 제출한 강남병원(현 서울의료원) 신체검사 결과에서는 좌안 0.9, 우안 0.6이었다.
1982년 0.1이었던 우안 시력이 20년 뒤인 2002년에는 0.6으로 좋아지면서 두 눈의 시력차가 줄어든 기록이 확인되자 민주당은 “선택적 시력 조작”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 후보가) 병역 면제를 받았을 때 부동시가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며 “안과 전문의들이 부동시였던 시력이 좋아질 수 없다고 하는 주장을 보면, 결국 정상으로 나온 시력 조사가 정확한 신체검사 결과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병역을 기피한 사람이 국군 통수권자가 될 수 없다는 대한민국의 오랜 기준에서 볼 때 윤 후보는 부적격자”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한쪽 눈을 가리고 시력판을 읽는 주관적 시력인 나안 시력은 부동시 판정 근거로 사용하지 않는다”며 “부동시 판정은 굴절률 검사 기계를 이용하여 정밀하게 확인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로는 부동시 여부를 의학적으로 판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부동시 관련해서는 시력만 필요한 게 아니라 ‘디옵터’에 관한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2019년 검찰총장 후보자 시절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시력 검사를 받아 ‘2.5 디옵터의 양안 부동시’라는 진단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당시도 제기됐던 부동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추가 자료였다. 1982년 당시의 병역면제 조건(좌우 양쪽 눈의 차이가 3.0 디옵터 이상이거나 양쪽 눈의 차이가 2.0 디옵터 이상이면서 오른쪽 눈이 나쁜 경우)에 해당됐음을 입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입장문을 내어 “민주당 덕분에 윤 후보의 부동시 군 면제 논란이 명확히 정리됐다”며 “아니면 말고 식의 치졸한 의혹 제기”라고 주장했다.
여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수사경력 자료도 함께 열람했다. 국민의힘 쪽이 이 후보가 과거 소년범이었는지를 확인하겠다며 관련 자료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날 열람한 자료에는 이 후보의 과거 음주운전 등 벌금 전과 4건과 성남에프시(FC) 뇌물 혐의 수사 사안 1건, 2020년 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이 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건만이 담겨 있었고 소년범 기록은 없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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