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긴급 안보경제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왼쪽 사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긴급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공동취재사진
20대 대통령 선거를 12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도가 오차범위 안에서 맞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주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으나 이번 주 들어 다시 초박빙 판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업체인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살 이상 유권자 1000명에게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해 25일 발표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이재명 후보 38%, 윤석열 후보가 37%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각각 12%, 4%로 뒤를 이었다. 이 후보는 지난주보다 4%포인트 상승했고, 윤 후보는 4%포인트 하락한 모습이다. 지난주 조사에서 윤 후보(41%)가 이 후보(34%)를 오차범위 밖인 7%포인트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다시 초접전 양상으로 반전한 것이다. 특히 윤 후보는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난 1월 첫째주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이번 조사에서 6주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전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와 윤 후보는 혼전 양상을 보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1∼23일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이 후보는 37%, 윤 후보는 39%의 지지를 얻었다. 같은 기관의 지난주 조사와 비교하면, 윤 후보가 1%포인트가 내린 반면 이 후보는 6%포인트가 올라 두 후보의 격차는 9%포인트에서 2%포인트로 줄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0~23일 나흘 동안 전국 유권자 203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2%포인트)에서도 이 후보는 40.5%, 윤 후보 41.9%를 각각 기록했다.
두 후보의 지지도 격차 축소는 인천·경기와 2030세대, 중도층의 이동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갤럽의 조사를 보면 20대에서 이 후보는 지난주(20%)보다 8%포인트 오른 28%, 윤 후보는 6%포인트 하락한 26%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에서도 이 후보는 32%→38%, 윤 후보는 33%→26%로 조사됐다.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인천/경기) 지역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41%, 32%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에서 두 후보는 36%로 동률을 기록했으나, 이번 조사에서 각각 5%포인트 상승, 4%포인트 하락을 보인 것이다. 여야의 ‘전략 지역’인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이 후보는 5%포인트 상승, 윤 후보는 5%포인트 하락해 각각 32%, 43%로 격차를 좁혔다.
전문가들은 대선을 2주 정도 앞두고 부동층이 서서히 표심을 결정하는데다, 지지층도 결집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과 이후 이어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사이의 ‘폭로전’ 등이 윤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덕현 한국갤럽 연구위원은 “대선 후보들에 대해 비호감 정서가 깔려있는 상황에서, 야권의 경우 정권교체나 통합 등 ‘포용’의 모습을 보이면 지지율이 올라가고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면 이탈하는 패턴이 이어진다”며 “상대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적은 2030 세대 등에서 이런 모습이 더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도 “부동층은 선거를 10일에서 14일 정도 앞둔 시점에 표심을 정하는데,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이 결정적이었고,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정황이 검찰 공소장 등을 통해서 드러나면서 공정성을 중시하는 20대와 30대, 수도권 쪽에서 윤 후보에게 부정적 여파가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골적인 색깔론 공세 등 거친 발언이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하 정치평론가는 “윤 후보는 거친 메시지 등이 중도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반면, 이 후보는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격차가 커지면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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