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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뉴스AS] 벼랑 끝에서 심상정 만난 뒤 “이모·고모·할머니 같은…”

등록 2022-02-25 04:59수정 2022-02-25 08:06

김명진씨가 심상정 후보에게 보낸 편지. 정의당 제공
김명진씨가 심상정 후보에게 보낸 편지. 정의당 제공

“그날 후보님이 오셔서 1시간이라는 귀한 시간을 내어 주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그분들은 진심으로 저희에게 마음으로 다가와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이분들이 저희 가족에게 바라는 것이 있나 오해도 했지만 아니었습니다.”

“‘벼랑 끝’ 명진씨가 심상정에게 전재산 9천원을 보낸 이유”라는 기사의 주인공 김명진(가명)씨의 부인 신지윤(가명)씨가 <한겨레>에 전자우편을 보내 심 후보를 만난 뒷이야기를 이렇게 전했다.

김씨는 포항 지진으로 집을 잃은 뒤 췌장암 치료비 부담으로 삶을 포기하려던 찰나 심 후보의 ‘병원비 100만원 상한제’ 공약을 보고 다시 삶의 희망을 얻게 됐다. 심 후보에게 보내는 김씨의 감사 편지와 함께 동봉된 그의 ‘전 재산 9천원’은 지난 1월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칩거하던 심 후보에게 전달됐고 심 후보는 지난 18일 경북 포항 유세 중 비공개로 김씨의 집을 방문했다.

남편과 함께 심 후보를 만난 신씨는 “저희 부부는 일찍 부모님을 하늘로 보내는 바람에 외로움을 달고 살았고 따뜻한 말 하나, 힘 내라는 말 한마디 해주는 이 없이 살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며 “인사를 나누고 시작했던 말씀들은 너무도 고마움의 말씀들이었다. 부모님께 들어야 하고 부모님께 받아야 할 그런 말씀과 가르침이었다”고 했다. 또 처음 정의당 쪽에서 연락이 왔을 땐 진정성이 의심됐지만 “심 후보님이 오시기 전에 정의당 의원님 세 분이 찾아오셨고, 정의당 의원들은 진심이었다”고 했다.

신씨는 “며칠 뒤 심 후보님이 오셨고 거실에 들어서는 처음 그 모습은 후보이기보다 이모 같은, 고모 같은 모습이었다”며 “하지만 그 뒤로 느껴지는 포스는 달랐다. 아주 커다란 그늘이라고 할까, 대통령이라면 이런 걸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커다란 포스였다”고 떠올렸다. 신씨는 이어 “수많은 말씀을 뒤로 하고 현관을 나서며 막내 딸아이를 안아올리고 토닥이는 그 모습은 너무도 온화하고 여느 할머니와 다르지 않았다”며 “정치를 잘 모르지만 대통령이 한 나라의 원수라면 이처럼 한결 같고 아낌 없는 엄마의 품으로 국민들을 바라보고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김명진씨 부인 신지윤씨에게 전달된 후원금. 신씨 제공
김명진씨 부인 신지윤씨에게 전달된 후원금. 신씨 제공

심 후보와 다녀가고 보도가 나간 뒤 신씨 부부에겐 많은 일들이 생겼다.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신씨는 “후원을 하려는 분이 있다는 말씀에 자존심이 상했지만 일주일 전부터 약이 떨어졌는데도 약값 때문에 말도 못하는 남편이 눈앞에 있기에 고개숙여 감사함을 표하며 계좌번호를 드렸다”며 “5만원으로 시작해 9천원, 2만원이 입금됐다. 그분들께는 큰 돈일 수도 있고 작은 돈일 수도 있겠지만 저희 부부에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그 무엇보다 가장 큰 돈이기에 한참을 이마를 맞대고 남편과 울었다”고 전했다.

첫 후원금 5만원이 입금된 뒤 신씨의 계좌 잔액에는 ‘5만1원’이 찍혔다. 그렇게 텅 비었던 통장에는 온정이 조금씩 쌓였다. 신씨는 “아이들은 깨끗한 눈으로 사물을 본다고 한다. 이제 7살인 딸아이는 심 후보님을 할머니라고 한다”며 “후원금은 돈이 아니다. 저희에게는 부모님이 주시는 사랑이다. 시간이 지나 저희들도 다른 이들에게 똑같이 사랑을 전하겠다”고 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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