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요양원 물리치료실에서 어르신들이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한겨레>는 노인과 환자, 장애인 등 돌봄 대상자와 이들의 가족, 돌봄 종사자 23명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정책 공약 질의 9개를 추렸다. 지난달 26일 질의서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보내 답변을 받았다. 이 페이지에는 핵심만 추려 담고, 전문은 별도 페이지에 싣는다.
―<한겨레>가 만난 노인과 보호자들은 방문요양과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보호, 단기보호 등 다섯가지 재가급여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기관이 없어 문제라고 했다.
이재명 “‘통합재가기관’이 지역 점검기관으로 역할 할 수 있도록 확대·강화하겠다. ‘이용자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정비하고 보완하겠다.”
윤석열 “지역별 돌봄통합센터를 설치해 원스톱 상담·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
심상정 “시군구마다 공공이 직접 설치 운영하는 공공통합재가센터를 설치하고, 이를 사회서비스원과 연계해 운영하겠다. 방문형 서비스 부문에 월급제, 전일제 등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가 도입되도록 하겠다.”
안철수 “노인은 의료와 돌봄 문제가 함께 나타나고 있어 통합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수급자의 욕구에 맞춰 서비스를 계획, 통합 관리하는 케어매니지먼트 제도를 도입하겠다. 수급자 전체에게 방문간호서비스를 월 1회 이상 제공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방문재활 도입도 추진하겠다.”
―노인과 장애인, 환자와 보호자들은 병원이나 시설이 아니라 ‘살던 곳’에서 받을 수 있는 통합돌봄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이재명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만 진행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전국으로 확대하겠다.”
윤석열 “부처별·지자체별로 파편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전달체계를 지역맞춤형, 이용자 중심형으로 통합 개편하겠다.”
심상정 “지역사회 통합돌봄서비스는 바람직한 정책이나, 지자체별 역량에 사업이 맡겨져 있고 운영도 노인 중심으로만 되고 있다. 보편적 권리가 될 수 있도록 노인뿐만 아니라 장애인·아동·주거취약계층 등을 집중 이용집단으로 확대하고, 공공성을 확대해야 한다.”
안철수 “환자가 지정한 전담 혹은 주치 의사와 방문간호기관이 협력하고, 방문간호사가 주기적으로 환자를 방문해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면 의사와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활용해 협진하는 등 새로운 의료돌봄 모델을 만들겠다.”
―요양보호사, 생활지원사, 장애인활동지원사, 간병인 등은 모두 안정적인 일자리 보장을 요구했다. 저임금·과노동에다 성폭력 피해도 겪고 있다.
이재명 “돌봄·요양간병 종사자들은 정규직 편성이 맞고, 비정규직이라도 더 많은 보수를 받아야 한다. 소관 부처·지역·시설유형에 상관없이 단일한 임금체계를 도입하겠다.”
윤석열 “사회복지 종사자 임금 적용 기준 단일화를 통해 임금체계를 개선할 계획이다. ‘권익법률지원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심상정 “사회복지 인력에 대한 단일 임금체계를 도입하겠다. 재가서비스에 2인1조제를 도입하고, 폭행 발생 시 사용자 조처 의무를 구체화한 매뉴얼 등을 수립하겠다.”
안철수 “돌봄서비스 근로자의 근로여건과 급여·복리후생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겠다.”
―노인 장기요양기관 중 공공시설은 0.9%에 불과하다. 공공 요양시설 입소 대기자가 수백에서 수천명에 이르는 이유다.
이재명 “공공 노인요양시설을 최소 10%에서 최대 30%까지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사회서비스원 종합재가센터 등 공공재가기관 확충과 역할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겠다.”
윤석열 “장기요양기관의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효과적이고 합리적으로 규제를 정비하겠다.”
심상정 “국공립 장기요양시설과 재가요양기관(종합재가센터, 주간보호센터 등)을 확대하겠다.”
안철수 “수요를 모두 공공시설로 채울 수는 없다. 노인요양시설의 심사 및 자격 조건을 마련해 질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겨레>가 만난 환자 보호자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호평했다. 하지만 실제 참여 병상이 전국 5만5020개에 그치고, 그마저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재명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10만 병상 이상 확대할 것이다. 요양병원 간호·간병 모델도 정립할 계획이다. 지역 소재 공공병원부터 참여 병원을 지정해 비수도권 참여를 늘리겠다.”
윤석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를 위해 통합서비스의 보상을 적정화하고, 지방 상급종합병원과 지방 공공병원에 우선적으로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겠다.”
심상정 “상급종합병원, 300병상급 이상 종합병원, 전문병원, 재활병원, 요양병원의 모든 병동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면 제공하겠다.”
안철수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면 확대하고, 간호인력 정원을 올리겠다. 서비스 참여 기준을 병동이 아니라 기관 전체로 하겠다.”
―서울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은 곳이 있다. 시외버스·마을버스 저상버스 도입도 필요하다. 장애인 콜택시는 대기 시간이 너무 길다.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대책은?
이재명 “도시 공간과 시설, 교통, 제품과 공공행정서비스, 안전 분야까지 포괄적으로 장애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공약했다. 버스도 그렇게 디자인하겠다.”
윤석열 “장애인 콜택시를 중증장애인 150명당 1대에서 100명당 1대로 확대하겠다. 중증장애인도 카카오티(T)와 같은 범용 앱을 쓸 수 있도록 하고, 대형택시 이용 때는 차액을 지원하겠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연간 분양을 2배로 늘리겠다.”
심상정 “시내버스 대폐차(차령이 만료된 버스를 교체하는 것) 차량을 저상버스로 100% 교체하고, 시외버스·마을버스 등에는 50%를 도입하겠다. 장애인 콜택시 전국 단일 기준을 마련하고, 효율적 운행을 위해 보행 불가 장애인은 장애인 콜택시를, 보행 가능 교통약자는 복지콜택시를 이용하도록 하겠다. 20조원에 달하는 교통시설특별회계에 교통약자 계정을 만들어 재원을 확보하겠다.”
안철수 “장애인 콜택시와 저상버스 확대는 물론이고,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예산을 확보해 교통 바우처를 제공하겠다. 비에프(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 인증 100% 달성을 추진하고,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 보편화로 불편을 줄이겠다.”
―발달장애인 보호자들은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4시간 돌봄체계, 행동중재지원센터 설립 등을 원했고, 부모 대리처방 등도 원했다.
이재명 “발달장애인 특성에 맞게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종합적인 장애인 정책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윤석열 “인공지능(AI) 학습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에 대한 패턴을 인지하고 예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확대하겠다. 발달지연·장애 영유아 조기개입센터를 각 광역시와 도에 우선 설치하고 시군구로 확대하겠다.”
심상정 “발달장애인을 포함해 모든 중증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이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루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보장하겠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설립돼 2만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스웨덴의 국영기업 삼할(Samhall)그룹을 모델로 한국형 장애인 공기업을 설립하겠다.”
안철수 “17개 시도에 장애인 주야간보호센터 및 복지관 등 24시간 돌봄체계 운영을 지원하겠다. 현재는 부모가 활동지원인으로서 서비스를 제공하면 50%밖에 인정되지 않고 있는데, 부모·친족의 활동지원서비스 제공에 대해 100% 보장하겠다.”
―중증장애인들은 자립을 위한 종합 지원을 원했다.
이재명 “장애인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편히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공공주택과 지원서비스를 결합한 지원주택 확충과 함께 장애인 주치의 같은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윤석열 “장애인에게 직접 예산이나 바우처를 지원하는 ‘장애인 개인 예산제’를 점진적으로 도입하겠다.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질적 수준을 높이겠다.”
심상정 “국가장애인서비스공단을 설립해 통합적인 장애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아울러 지역별 지역장애서비스센터를 두고, 누구든지 필요한 지원을 필요한 만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장애인권리보장특별기금을 설치하고, 국가 예산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미치는 효과를 예산 수립과 결산 과정에서 고려해 자원이 평등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장애인지예산을 도입하겠다.”
안철수 “장애 중증도에 따른 24시간 장애인활동지원제도 강화 또는 개인예산제도 도입을 통해 장애인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안과 함께, 탈시설 중증장애인 대상 공공임대주택 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
―노인과 장애인, 환자를 돌보는 가족은 경제적·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족에게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대상자를 돌봐줄 단기돌봄서비스는 수요보다 공급이 적어 이용이 어렵다고 한다.
이재명 “돌봄은 더 이상 가족의 일방적 희생도, 시장에서 구매하는 상품도 아닌 우리 사회의 공동 책임이어야 한다. 방문간호 및 방문의료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환자와 가족 입장에서 재설계하며, 일상이 어려울 만큼 정도가 심한 장애인 대상 24시간 지원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겠다.”
윤석열 “주야간보호시설 및 단기보호서비스를 추가 운영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자원 확보하겠다.”
심상정 “모든 중증장애인과 가족이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루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보장하겠다.”
안철수 “현행 4시간 제공되는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지원 시간을 8시간으로 늘리고, 245개 자치구 내 통합돌봄지원센터를 구축해 24시간 언제나 급할 때 사회적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치매가족휴가제 이용을 위한 재가시설 및 단기보호시설을 지자체별로 1개소씩 설치하겠다. 발달장애인 부모수당을 신설하고, 연 10일 발달장애인 부모 휴가 제도 국가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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