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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선대위 기강붕괴 방관하다가…윤석열, 리더십에 타격

등록 2021-12-21 20:08수정 2021-12-22 02:32

선대위서 짐 싼 국민의힘 대표
대선 앞두고 내부 갈등 방관하다가
갈등 또 터져 윤후보 리더십 타격

장제원 “당 대표 옹졸한 자기정치”
문고리 의혹에도 갈등 개입 화근
이 대표 “이때다 싶은 윤핵관, 비통”

김종인 “기동헬기를 띄울 수밖에”
선대위 총체적 난국에 개편 시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선거대책위원회’가 21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상임선대위원장·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직 사퇴로 출범 보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선거 승리를 위해 앞장서야 할 당 대표가 스스로 선대위 직함을 내려놓은 건 초유의 일이다. 이 대표의 사퇴는 조수진 공보단장의 ‘지시 불복’에서 시작됐지만, 선대위 기강 붕괴를 방관한 윤석열 대선 후보에겐 직격탄이나 다름없다. 윤석열·김종인·이준석 ‘삼각편대’로 출범한 ‘윤석열 선대위’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면서 내부 갈등을 조정하지 못한 윤 후보는 대선을 70여일 남겨두고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수진 단장이 후보의 뜻을 따른다고 했는데 사태가 이렇게 커질 때까지 후보와 상의한 건지 후보가 조 의원에게 어떤 취지로 명을 내린 건지 궁금하다”며 사실상 ‘윤석열 책임론’을 제기했다. 선대위에서 자신의 지시에 불복한 조 단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봉합할 기회를 줬는데, 윤 후보는 도대체 파국에 이를 때까지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이다.

윤 후보는 이 대표의 ‘사퇴 회견’이 예고된 이날 오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공통된 의견이 그래도 조수진 최고위원이 대표를 찾아가서 잘 사과를 하고 이렇게 해서 두분 사이 관계를 잘 매듭짓는 것이 당과 정권교체를 위해서 바람직한 게 아니냐”며 두 사람의 화해를 종용했다. 전날 “어떻게 군사작전 하듯이 그렇게 일사불란하게 하겠나.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나”라며 이 대표와 조 단장의 갈등을 정당한 내부 토론 과정으로 평가하며 거리를 두던 모습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이 대표가 선대위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뒤에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수습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위원장이 ‘이 문제는 나한테 맡겨달라. 후보는 좀 있어라. 내가 맡아서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김종인 위원장과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태 수습의 키가 김 위원장에게 넘어가고 그가 <시비에스>(CBS) 인터뷰에서 “(조수진 같은) 그런 사람은 과감히 조치 취할 수밖에 없다. 내 상식으로는 용납 못 한다”는 발언한 직후에 조 단장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당원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파국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는데도 손을 놓고 있다가 김 위원장의 힘을 빌려서야 문제를 해결하는 윤 후보의 허약한 리더십이 거듭 확인된 장면이다.

결국 이번 사태의 최종 책임은 결국 윤 후보가 짊어질 수밖에 없다. 사태를 촉발한 전날 이 대표와 조 단장의 충돌 역시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허위경력에 대한 선대위 대응을 두고 벌어졌다. 조 단장은 당내 교수 출신 의원들이 허위경력 논란을 키운 김씨를 두둔하는 성명을 내자고 제안했지만 선대위 반응이 좋지 않자 ‘의원들이 왜 안 도와주냐’는 윤 후보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 대표의 측근은 “조 단장의 항명도 있었지만 그런 방식으로 후보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 갈등의 불씨를 댕긴 것”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문고리 3인방’으로 지목돼 백의종군한다던 장제원 의원이 갈등에 개입하면서 일을 더욱 키웠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티끌만한 억울함도 감내하지 못하겠다는 당 대표의 옹졸한 자기 정치가 선대위를 얼마나 이기적으로 만들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공보단장이라는 분은 어디서 함부로 후보 뜻을 팔고 다니냐”며 양쪽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사퇴 회견에서 “이때다 싶어 솟아 나와 양비론으로 한마디 던지는 ‘윤핵관’을 보면, 어쩌면 이런 모습이 선거 기간 내내 반복될 것이라는 비통한 생각이 들었다”며 결심을 굳힌 이유를 밝혔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문제를 거듭 제기해온 자신을 향한 장제원 의원의 공격을 윤 후보의 ‘묵시적 승인’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

국민의힘 내홍이 지난 3일 ‘울산 회동’처럼 극적인 봉합으로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이 대표는 선대위 보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띄워 선대위 개편에 불을 댕겼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밖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선대위 아니냐’는 이야기를 해서 나름대로 전반적인 선대위 운영 실태를 파악해보니 이대로는 갈 수 없겠다”며 “‘기동헬기’를 띄울 수밖에 없다. 종합상황실을 보다 강력하게 활용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생각한다”고 개편 의지를 밝혔다. 종합상황실은 선대위 구성 막판에 합류한 김 위원장의 ‘별동대’로 불리는 조직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한겨레>에 “이 대표가 스스로 직을 내려놓으면서 선대위 자체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본부장급 이상은 일괄 책임을 지고 선대위를 재구성해 ‘일하는 선대위’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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