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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캠페인’이 민주당을 망치고 있다

등록 2021-03-26 10:49수정 2021-03-26 11:13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370
4·7 재·보선 쟁점은 집권세력의 무능과 오만
야당 공격할수록 민심은 떠나는 역설적 상황
잘못 인정하고 사죄하는 당당한 자세 아쉬워
김태년 원내대표가 3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06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태년 원내대표가 3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06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떠난 민심이 돌아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3월 25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 3월 넷째 주 여론조사 결과는 확연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적 평가 36%, 부정적 평가 57%였습니다. 1주일 전에 비해 긍정 평가가 3%p 하락해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28%, 국민의힘 27%였습니다. 지난해 7월 전국지표조사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적은 격차입니다.

3월 26일 발표된 한국갤럽 3월 넷째 주 정례 여론조사 결과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4%로 역대 최저치, 부정 평가는 5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2%, 국민의힘 29%로 격차가 3%p로 좁혀졌습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왜 갈수록 더 악화하는 것일까요? 저는 지난 3월 21일 정치 막전막후에서 그 이유를 ‘부동산 정책 실패’와 ‘정부·여당의 어설픈 물타기 시도’라고 짚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로 더불어민주당의 네거티브 캠페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누리집에서 3월 20일부터 3월 25일까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들의 성명과 브리핑을 찾아봤습니다. 제목만 봐도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습니다.

<3월 20일>

신영대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서울시민을 부끄럽게 만드는 철새정치와 사퇴정치의 재보선 단일화 과정에 유감을 표합니다

남영희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하태경 의원이 보여준 재혼 가족에 대한 처참한 인식이 개탄스럽습니다

<3월 21일>

박진영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박형준 후보 때문에 국민들이 정치를 혐오합니다. 김종인 위원장님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허영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국민의힘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후보의 땅 투기 의혹,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합니다

허영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오세훈,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에 서울시민은 없었습니다. 정당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정치를 하향 평준화시킨 야합에 불과합니다

강선우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국민의힘과 오세훈 후보는 또다시 ‘차별 가득한 서울’을 꿈꾸십니까

허영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오세훈 후보, 정계은퇴 언제 하십니까? 외 1건

<3월 22일>

강선우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거짓말도 병입니다. 읽고 배워서 고치십시오

강선우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오세훈 패싱’ 거짓말, 김효수 전 국장은 즉각 ‘양심선언’하십시오 외 1건

최인호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 브리핑

회의록이 양심선언입니다. 오세훈 후보는 즉각 사퇴하십시오

박진영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무상급식의 훼방꾼들이 컴백했습니다. 더 이상 서울시민께 돌아갈 재난위로금을 방해하지 마십시오

홍정민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3월 임시국회를 재난지원 추경안과 공직자 투기 및 부패방지 5법 통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홍승권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꿀 먹은 벙어리” 국민의힘 김은혜 선대위 대변인의 장애인 비하발언. 언어장애인을 얕잡아 보지 마십시오

최인호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 브리핑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면피성 해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엘시티 아파트 구입 경위를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최지은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박형준 후보 딸 입시 비리 개입 의혹, 재수사해야 합니다

허영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스스로 조사받기를 자청하여 제기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인호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 브리핑

한심하기 짝이 없는 성평등 인식을 드러낸 안철수 후보의 ‘도쿄 아줌마’ 발언, 안 후보는 지금 즉시 사과하십시오

<3월 23일>

신영대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서울시의 불행을 예고하는 오세훈 후보는 내곡동 특혜 의혹 관련 사퇴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입니다

신영대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온갖 비리의혹으로 얼룩진 박형준 후보는 부산의 미래를 책임질 일말의 자격도 없습니다

최인호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 브리핑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한 하버드대 일본학 연구소의 학문적 우려 표명은 역사의 진실을 반영하는 합당한 지적입니다

신영대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제1야당 대변인의 혹세무민, 서울시민의 수준을 얕잡아보지 마십시오

홍승권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계속되는 국민의힘과 오세훈 후보의 장애인 비하발언, 장애인도 국민이고, 서울시민입니다

신영대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국회 레스토랑 특혜 의혹, 입찰부터 운영까지 마법처럼 이루어지는 그들만의 리그에 서민들은 절망합니다 외 1건

남영희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박형준 후보의 비리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정의화 전 의장의 적반하장에 분노합니다

김한규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서울의 미래와 낡고 실패한 과거와의 대결

<3월 24일>

최인호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 브리핑

이미 실패한 서울시장, MB 상속자, 오세훈 후보는 서울의 미래를 이끌 자격도, 능력도 없습니다

박진영 중앙선대위 대변인 서면브리핑

'정쟁 대마왕' 국민의 힘의 조변석개에 말문이 막힙니다

박성현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28억 미술품 납품 경로 독점까지, 박형준 후보 엘시티 유착은 경제공동체가 아니라면 무엇이라 불러야 합니까?

최택용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부동산 자료를 함께 공개하자고 제안한 김영춘 후보의 요청에 박형준 후보는 침묵했고, 언론은 박형준 후보의 미등기 건물을 공개했습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 브리핑

미등기 건물의 재산 신고 누락, 박형준 후보와 가족의 부동산 거래 내역을 즉각 공개해야 합니다

최인호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 브리핑

사법농단 판사들 첫 유죄 판결,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재판부의 엄정한 판단을 기다립니다

권지웅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오세훈 후보는 용산참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유가족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김한규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오세훈 후보는 전시행정 마인드를 버리고, 민생을 생각하라

<3월 25일>

홍정민 원내대변인 브리핑

사각지대를 최소화한 4차 재난지원금 집행으로 2021년 코로나 국난극복을 시작하겠습니다

신영대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합니다. 박영선’, ‘부산 살릴 경제시장 김영춘’, 서울과 부산의 미래를 만들겠습니다

김한규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국민의힘은 무엇이 두려워 ‘이해충돌방지법’에 반대하는가

신영대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서울시장은 부동산 정책의 핵심 키맨'이라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현 오세훈 후보,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습니까 외 1건

권지웅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오세훈 후보님, 마음속 편견이 아니라 시정 비전이 궁금합니다

김병주 안보대변인 브리핑

엄중한 시기에 미사일 발사를 자행한 북한에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홍정민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사행성 업체에서 협찬받은 외유가 국회 공식 출장이었다는 박형준 후보에게, 거짓말도 정도가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신영대 중앙선대위 대변인 브리핑

무책임한 제1야당 비대위원장의 ‘선거용 정부 불신 프레임’, 가짜뉴스 만들기를 멈추십시오

41건 중에서 무려 36건이 야당과 야당 후보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었습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개인 비리에 공격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정당 대변인들이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 현실이긴 하지만 이건 너무 심각한 수준입니다. 물론 야당인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도 대변인들의 성명이나 논평은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는 내용입니다. 그래도 국정을 책임진 여당은 야당과 달라야 합니다.

대변인들뿐만이 아닙니다. 더불어민주당의 3월 22일과 24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록을 찾아보았습니다.

회의 참석자들의 발언은 야당과 야당 후보들에 대한 비판과 비난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너무 많아서 다 소개하지는 않겠습니다. 3월 22일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의 발언입니다.

책임윤리가 실종된 야당 후보들로 인해 서울과 부산 시장선거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선거란 원래 깨끗하고 정직한 후보자를 가려내는 것이라는 로마의 어원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래서 공직자는 정직해야 합니다. 거짓말로 국민을 속여서는 안 됩니다.

내곡동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오세훈 후보의 거짓 변명과는 다른 진실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2007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곡지구 현장을 시찰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2007년에 서초구의회가 내곡지구 반대 결의안을 채택할 정도로 내곡지구 문제는 서초구의 주요 현안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오세훈 시장도 내곡지구를 시찰했던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오세훈 후보는 내곡지구 개발이 국장 전결사항이라 몰랐다고 합니다. 시장이 직접 현장시찰까지 하고도 몰랐다고 발뺌하는 것은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입니다. 74만㎡, 5천 세대 규모의 그린벨트 해제는 시장의 중대결단 없이는 불가능한 사안입니다. 국장이 시장한테 보고도 없이 그린벨트를 해제했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김철민 안산시장 출신 선대위 조직본부장님도 와 계십니다만, 절대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오세훈 후보의 거짓 해명을 입증할 자료는 차고 넘쳐납니다. 거짓말로 몇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모든 국민을 속일 수 없습니다.

박형준 후보의 의혹도 거의 종합세트 수준입니다. 많은 국민과 시민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까도 까도 의혹이 끊이지를 않습니다. 엘시티 의혹과 관련해서도 또다시 석연치 않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엘시티를 작년 4월, 아들에게 매입하고도 올해 3월 초에 입주했다고 합니다. 최고급 아파트를 굳이 1년 가까이 비워두고 생활하기 불편한 화랑 사무실에서 주거했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하지 않습니까? 박형준 후보도 이래저래 말 돌릴 것이 아니라, 거짓 변명할 것이 아니라 진실을 말씀하셔야 합니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의 3월 24일 발언은 이렇습니다.

오세훈 후보 관련해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분을 보니까 마치 중도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처럼 알려져 있는데 2019년 10월에 태극기 부대에서 연설한 장면을 보니까 MB 아바타를 넘어서서 완전히 극우정치인입니다. 전광훈이 주도하는 태극기 부대 집회에 참석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 “중증치매환자”, “정신 나간 대통령”이라며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광기 어린 막말 선동을 합니다. 기회가 되시면 유튜브를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 무상급식, 아이들 밥그릇을 걷어차고 중도 사퇴한 오세훈 후보는 10년 동안 반성했다고 하는데 무엇을 반성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태극기부대품에 안겨 증오와 적개심으로 무장한 극우정치인으로 전락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합리적 보수 이미지는 국민을 현혹하기 위한 위장일 뿐이고 실제 오세훈 후보의 정체는 촛불 정신을 부정하고 이명박·박근혜 구출하기에 혈안이 된 태극기 부대와 손잡은 극우정치인일 뿐인 것입니다.

극우 집단인 태극기 부대에 앞장선 오세훈 후보의 시장 출마는 그 자체로 서울시민을 모독하는 행동이고 촛불 정신에 대한 정면도전입니다. 극우정치인 오세훈 후보의 등장과 함께 광기 어린 태극기 부대의 광화문 도심 활극이 벌써부터 걱정됩니다. 대통령에 대한 인신모독을 선동하는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중략)

박형준 후보의 투기 의혹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차도남이 아니라 까도남이라고 누가 그러던데, MB 아바타답게 엽기적인 수준의 비리 의혹이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자고 나면 의혹이 생기는 후보가 어떻게 제1야당의 후보로서 부산시장에 출마했는지 의아합니다. 어제 의혹의 복마전 박형준 후보와 관련한 의혹이 또 하나 늘어났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형준 후보의 부인이 건물을 지어 놓고도 4년째 등기도 하지 않은 채 누군가는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언론에 보도가 되었습니다. 2017년에 준공한 건물을 4년씩이나 등기를 미루고, 미등기상태에서 15억에 팔겠다고 내놨다고 하는데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박형준 후보 측은 단순한 실수라며 서둘러 등기하고 재산신고를 하겠다는데 수억 원짜리, 또는 십수억 원짜리 건물을 등기도 안 하고 재산신고도 누락하는 것이 단순 실수인지, 아무리 이해를 해 보려고 해 보려고 해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변명입니다.

허위 재산신고는 당선무효형에 이를 수 있는 중대한 공직선거법 위반입니다. 박형준 후보가 실수라고 변명한다고 해서 믿을 국민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연이 있는 것입니다. 건물을 준공해놓고 등기도 안 하고 재산신고에 누락했다는 것은 무언가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아마 곧 가려질 것이라고 봅니다. 불법을 가려보겠다고 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면 공직에 나가려고 하는 분, 더욱이 고위공직에 나가려고 하는 분의 인식에 있어서는 더 큰 문제입니다. 박형준 후보는 그동안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난 모른다’ 모르쇠 변명으로 일관해왔습니다. 마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 우기는 오리발 정치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행태는 부산에서 결코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박형준 후보는 이제 부산시민 앞에서 선거운동을 할 게 아니라, 사법기관의 수사부터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까지 듭니다. 더 이상 부산시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기 바랍니다.

당 대표를 사퇴하고 선대위에 합류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그리고 최고위원인 공동선대위원장들의 발언에도 오세훈 박형준 후보를 공격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 참석자들의 이러한 인식은 더불어민주당의 4·7 재·보선 선거 대책이 혹시 야당 후보들을 흠집 내는 네거티브 캠페인이 전부는 아닌지 의심케 합니다. 매일 언론을 통해 나오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인터뷰도 주로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의 개인 비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자 더불어민주당은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요? 이런 방식으로 4·7 재·보선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일까요?

민주당 의원들은 2010년 얘기를 합니다. 오세훈-한명숙 후보가 맞붙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론조사는 20%P 정도 오세훈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개표를 해보니 47.43% 대 46.83%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는 야당이었습니다. ‘숨은 야당표’는 있을 수 있지만, ‘숨은 여당표’가 얼마나 있을까요?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연고자 찾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불리한 판세를 조직력으로 만회하겠다는 생각일 것입니다.

그러나 서울과 부산 같은 대도시의 선거는 조직보다 바람(명분)이 대세를 가릅니다. 조직은 명분을 뒷받침할 수 있을 뿐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당원과 지지자들이 투표장으로 갈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최근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잘못된 선거 전략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강호에는 고수들이 많습니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가 3월 24일 페이스북에 ‘부패가 아니라 무능과 오만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문재인 정부에 화가 난 택시 기사의 얘기를 소개한 뒤 이런 분석을 붙였습니다. 제가 읽어본 글 중에서 가장 탁월한 것 같아서 내용을 그대로 전합니다. 정부·여당 사람들에게는 뼈를 때리는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박근혜가 탄핵당한 이유를 부패 때문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박근혜는 부패가 아니라 무능 때문에 탄핵당했다. 박근혜를 찍었던 사람들이 돌아선 이유는 자기가 찍었던 대통령이 사실은 최순실의 꼭두각시였고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무능력자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투표에 분노와 수치심이 밀려들었을 거다.

이번 선거가 엘에이치의 땅 투기 때문에 민주당이 어렵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엘에이치는 발화 지점일 뿐이다. 핵심은 무능과 오만이다. 집값을 이렇게 올려놓은 정권의 무능에 대한 분노가 가장 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때 수습하지 못하고 남 탓하는 정부·여당에 대한 염증이다.

지금 민주당은 오세훈·박형준 후보의 개인 비리를 들추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는 약간 부패했으나 저쪽은 더 부패했다. 그러니 우리를 찍어라’ 이런 전략이다. 틀린 전략이다. 왜냐면 사람들은 부패에 화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집값을 잡지 못한, 결과적인 무능과 사과를 제때 하지 않는 오만한 이미지 때문에 화가 난 거다.

민주당 지지자들이야 ‘어떻게 저렇게 부패한 후보한테 표를 줄 수 있냐’며 한탄하겠지만 한탄으로 승리할 수는 없다.

선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원칙과 비전 있는 선거 전략이다. 만에 하나 지더라도 다음 큰 선거를 위해선 분위기를 바꾸는 게 필요하다. 모든 선거를 다 이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박근혜 정부는 별 게 아니라는 식으로 사람들을 속이기에 급급했다. 그해 지방선거는 새누리당이 나름 선전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분노가 쌓였고 결국은 폭발해 탄핵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선 적절한 시기에 응징을 당해야 한다. 이를 뒤로 미루고 정치공학 꼼수를 쓰다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 거다.

지금 민주당은 망테크를 타고 있다. 보수정당이 잘하는 식의, 선거 때 바짝 엎드리고 큰절이라도 하는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대통령은 왜 직접 기자회견에서 사과를 하지 않고 수석보좌관 회의에 전언으로만 “면목 없다”고 하나. 이해찬은 왜 친문 유튜브에 나가 “다 이긴 선거”라고, “윗물은 맑은데 아랫물이 문제”라고 하나. 임종석은 왜 뜬금없이 “박원순의 향기”를 얘기하는가.

알고 지내는 저명인사가 나에게 물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박영선 후보 당선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그분이 보기엔 지금 민주당의 ‘자해적 퍼포먼스’가 이해가 안 되나 보다. 문제는 이런 직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민주당 안에 거의 없다는 거다. 이런 분위기면 대선도 장담 못 한다. 민주당 정신 차려야 한다.

어떻습니까? 저는 김준일 대표의 지적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주화의 정통성을 가진 66년 전통의 정당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명의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출신입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한반도 평화를 앞당겼습니다.

지금은 174석의 원내 제1당입니다. 그런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야당 후보들의 개인 비리를 공격하는 것은 너무나 어울리지 않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당당하고 겸손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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