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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팩트체크? 대통령은 귀없냐, 무능하냐?”

등록 2018-01-22 19:19수정 2018-02-01 17:46

정치BAR_정유경의 오도가도_팩트체크 부른 홍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

문 대통령처럼 ‘즉석 지명-질문-답변’ 형식 진행
홍 “대통령, 프롬프터에 실시간 써준 답변 읽어” 주장

청와대 “기자 이름과 질문 정리해 전달한 것” 반박
홍 “질문도 요약 못 할만큼 대통령이 무능하냐” 재반박

본인은 언론관·출마 질문에 “대답 않겠다”, “질문 마라”
22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제공
22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제공

청와대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간 ‘팩트체크’가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홍 대표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가 바로잡기에 나서고, 다시 홍 대표가 ‘한번 해보자’고 재반박에 나서며 양쪽 간 말싸움이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22일 열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신년기자회견은 꼭 지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처럼 홍 대표가 즉석에서 기자들을 지명해 답변하는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신년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홍 대표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시작한 지 30여분 가량 되었을 무렵, <더팩트> 기자가 “지난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행사 때 ‘조국인지 타국인지 사법시험 못 붙은 한 때문에’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게 팩트가 아닌 것으로 많이 보도되고 있다”고 물었습니다. 이에 홍 대표는 “사법시험을 응시했느냐, 안 했느냐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사법시험을 통과하지 못한’이라고 이야기했다”며 맞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질의를 마무리하려다가 문재인 대통령은 ‘프롬프터를 보고 답변했다’는 취지의 언급이 등장했습니다. 홍 대표 발언 전문입니다.

“그게 그렇습니다. 사법시험 응시했느냐, 안했느냐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 아니고 ‘사법시험 통과하지 못한’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통과하지 못했잖아요? 본인이 봤는지 안 봤는지는 본인의 자유지만. 내가 그 시비 나올 것 같아서 용어를 ‘사법시험에 떨어졌다’고 말 한 일이 없습니다. ‘사법시험 통과하지 못한 한’이라고 했다. 내가 보기에 그렇다는 겁니다. 그 시비가 나올 것 같아서 말을 정확하게 했습니다. ‘사법시험 통과 못한 한풀이다, 나는 그렇게 본다.’ 나는 그렇게 볼 수 있죠. 그것은 팩트 문제가 아니죠. 자, 이쯤 합시다. 그쯤 합시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처럼 답변 써주는 프롬프터도 없어요. 문재인 대통령을 보니까 앉아가지고 기자들 물으면 답변이 실시간으로 프롬프터로 올라오더라고. 그런데 나는 지금 내 혼자 답변해야 하니까.”

즉, 자신은 문 대통령과 달리 직접 답변을 생각하고 말할 정도로 더욱 성실히 기자회견에 임하는만큼 질의응답을 이만 끝내자는 이야기입니다.

■ 홍 “문 대통령, 프롬프터 보고 답변” 주장에 청와대 ‘팩트체크’ 반박

홍 대표가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 때 프롬프터에 써준 답변을 보며 말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자, 청와대는 발끈했습니다. 기자들이 자유롭게 묻고 대통령이 직접 답한다는 당시 기자회견의 취지를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시 청와대 관계자발로 즉각 “팩트와 다르다”고 부정하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한 기자가 질문을 2개 하는 경우가 많아, 어떤 기자가 어떤 질문을 했는지 정리했다. 홍 대표는 그것을 보고 답변을 쳐 준 것으로 안 것 같다. 현장에 계셨다면 아시겠지만, 참모들이 써 준 답변을 읽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기사를 쓴다면 팩트를 바로잡아 달라.”

질문한 기자들의 이름·소속과 함께 2개 이상의 질문을 했을 때 나누어 프롬프트에 띄운 것이 ‘팩트’라는 것입니다. 앞서 청와대 내부에선 “조국인지 타국인지” 발언 때도 불쾌해하는 반응들이 나왔지만, 조국 민정수석의 대응하지 말자는 방침에 따라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청와대의 ‘팩트체크’를 여러 언론들이 보도하자, 이번에는 다시 홍 대표가 발끈했습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협·당규 개정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아까 뉴스를 보니 내 말에 대한 팩트체크를 청와대에서 한다면서”라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한번 해보라 하라. 대통령 프롬프트 올라온 것이 답변이 아니고 질문 요지를 적어줬다? 대통령은 귀가 없냐? 질문의 요지도 요약 못할만큼 대통령이 그렇게 무능하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는 “참 어이가 없다”며 “질문 요지를 프롬프터에 올린 것이라고 기사에 돼 있는데, 대통령이 어째서 질문요지를 이해 못한다고 그것을 써주느냐”고 말했습니다. 질문 요지를 적어주는 것도 ‘힌트’라는 취지입니다. 이어 “프롬프터를 보고 답변하는 것은 페이스북에서 봤다. 앉아가지고 밑에 이렇게 프롬프트가 실시간으로 올라오더라”고 그런 주장을 펼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조국 민정수석 건에 대해서도 “내가 언제 조국 수석이 사법시험을 봤다고 했느냐”며 “조국 수석 사법시험 안 봤는 줄 안다. 안 봤는지 못 봤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그런데 그것을 가지고 ‘팩트가 다르다’고 하느냐”며 세간의 ‘팩트체크’식 보도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통과 못한 것은 사실 아니냐”며 “그걸 어떻게 그런 식으로 반박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준표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제공
홍준표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제공

■ ‘팩트체크’ 단골… 홍 대표는 “언론·포털 편파 보도” 불만

홍 대표는 세간의 ‘팩트체크’ 보도에 유독 잘 등장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를 놓고 언론 및 포털 환경에 대한 불만을 공공연하게 드러내 왔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대선 기간 포털 <네이버>가 운영한 ‘SNU 팩트체크 센터’를 두고 “홍준표 후보가 유독 거짓말을 많이 하는 것으로 발표하는 등 홍준표 후보의 당선을 방해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지속적·반복적으로 공표한 혐의”(허위사실 공표 등 공직선거법 위반)을 주장하며 검찰에 고발 조치를 한 적도 있습니다. 당시 12개 언론사의 팩트체크 보도를 모은 이 센터에, 홍 당시 후보의 발언을 다룬 기사가 가장 많았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홍 대표의 발언을 담은 기사에는 ‘홍준표 대표가 말한다 → 팩트체크를 한다 → 홍준표 대표가 또 말한다 → 팩트체크를 한다’ 등 비꼬는 댓글이 달리기도 합니다.

평소 언론 등 보도가 불공정하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비판해 온 홍 대표는, 이날 각 정당들이 그의 ‘좌파 국가주의’를 언급한 신년 기자회견을 비판한 논평에도 불만을 토했습니다. 홍 대표는 당협·당규 개정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취재를 마치고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며 기자들이 나가는 자리에서, 위원들을 향해 “내가 지금 한국 정치의 공적”이라며 “내가 한 마디 하면 각 정당마다… 그러니까 1대1 싸움이 아니고 자유한국당과 나머지 정당이 싸우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기자들은 ‘질문을 프롬프트에 띄운 것도 무능’이라는 홍 대표의 주장에 대해 그렇게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한 기자는 “대신 대통령 기자회견 때는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무안 주는 경우는 없지 않았느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기자회견 질의 때 “KNN, SBS 관련 언급 등에서 언론관(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미디어오늘>의 질문을 두고 홍 대표가 “그 질문엔 대답하지 않겠다”고 한 마디로 잘랐던 것을 말합니다.

홍 대표는 “광역단체장에 직접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을 때는 해당 매체 기자의 소속과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다시는 그 질문을 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기자회견 말미 무렵엔 “막말 논란에 대해 (홍 대표의) 페이스북을 기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말씀을 순화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팩트를 이야기할 때 가장 상처를 많이 받는데, 그걸 막말이라고 한다. 철부지들은 막말로 보이는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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