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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국민의당 갈등 심해 통합 의문…선거연대는 열려”

등록 2017-12-14 05:01수정 2017-12-19 10:37

<한겨레TV> ‘더정치 인터뷰’ 13회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국민의당 내부 갈등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통합이 가능할지 상당히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호남 중진 의원들과는 “생각이 너무 달라 같이 하기 힘들다”고 했다. 유 대표는 지난 12일 오후 <한겨레TV> ‘더정치 인터뷰’에 출연해 당의 진로와 지방선거 전략, 국정 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유 대표는 내년 6·13 지방선거 전략으로 주요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의 경우 국민의당은 물론 자유한국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대구시장 후보로는 “비관료 출신의 젊고 창의적 인물을 찾고 있다”며 자유한국당과 ‘티케이(TK) 목장의 결투’를 예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전 정권이 너무 못한데서 오는 기저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지금 같은 방식이면 지지도가 내려앉는 건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4년 중임제 개헌을 지지하는 유 대표는 국회가 단일안 합의를 하지 못하면 문 대통령이 직접 개헌안을 발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인터뷰는 성한용 선임기자와 이승준 기자가 공동진행했다.

◎<더정치인터뷰> 영상으로 보기

국민의당과 통합 구상
개혁 연대, 지역주의 탈피해야
생각 너무 다른 사람 함께 못해

자유한국당과 통합·연대
지금 모습으론 통합 100% 불가
야당 지지율 계속 낮으면 선거연대

6·13 지방선거 전략
대구시장 후보, 젊은 비관료 인물 찾아
1인당 지역 GDP 대구·광주 꼴찌권
‘태생적 보수·진보’ 구분 깨부셔야

문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전 정권 워낙 못해 기저효과 누려
소통 장점, 안보 등 높게 평가 안해

당 지지도·개헌 구상
‘개혁 보수’ 각인시키는 게 중요
개헌안 합의 못하면 대통령이 발의해야

-국회의원으로서 비교섭단체에 속하기는 처음이다.

“정치를 하면서 한 번도 쉬운 적은 없었는데 최근 몇 년이 특히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저를 포함해 바른정당 의원 11명 모두 비교섭단체는 처음이다. 한나라당, 새누리당이라는 큰 당에 있으면서 세력과 자금 걱정 안했다. 제일 어려운 것은 돈이 아니다. 입법과 예산 논의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할 통로가 막혔다는데 있다. 에스엔에스(SNS)를 활용하는 등 교섭단체일 때 못 해봤던 새로운 노력을 하는 중이다.”

-국회 역할은 위축됐는데 당 지지도는 그대로다.

“약간 올라가는 거 아닌가(웃음). 바른정당 지지도는 의원이 20명이냐 11명이냐는 관계 없다고 본다. 새로운 보수, 개혁 보수, 건전한 보수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자유한국당과 어떻게 다른지 각인시켜 드리면 지지도 20%를 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의원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고 당 지도부 역시 새롭게 변화할 에너지를 못 만드는 자유한국당은 그런 요구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 총선 전에라도 무너지고 붕괴할 수 있다.”

-‘선 국민의당, 후 자유한국당’ 통합 구상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당 내부갈등이 너무 심한 상태다. 저렇게 심한 상황에서 바른정당과 통합을 할 수 있을까, 사실 상당한 의문이다. 국민의당 내부 문제와 통합에 대한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되지 않는다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12월 중순까지 연대 또는 통합에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국민의당 내부 사정이 너무 복잡해 그 약속을 솔직히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 조금 걱정된다. 국민의당과는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 바른정당 자체가 잘 되어 국민 지지를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대표로서 첫번째 임무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TV>스튜디오 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TV>스튜디오 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와 호남 중진 의원과의 갈등이 심하다.

“저 역시 대구에서 4선을 했다. 국민의당에는 호남 지역구 의원이 23분 계시다. 개혁 연대를 제대로 하려면 영남이든 호남이든 케케묵은 과거의 지역주의를 탈피해야 한다. 묘하게 박지원 전 대표 같은 분이 저의 지역주의 극복과 탈피를 ‘호남 배제’라고 말을 비틀어서 오히려 호남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구태를 보였다. 그게 국민의당 내분의 한 원인이다.”

-국민의당 박지원·천정배·정동영 의원과 같이 정치할 의향이 있나?

“특정 정치인 이름을 들어 말하기 싫다. 저는 과거가 아닌 앞으로를 본다. 정당은 생각과 가치가 같은 사람들이 하는 거다. 생각이 너무 다르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자유한국당과 통합하는 것 아닌가.

“자유한국당이 과거의 낡은 보수, 부패한 보수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다면, 그 길은 바른정당이 강조한 개혁 보수의 길 밖에 없다. 그렇게 변한다면 극단적으로 내일이라도 통합할 수 있다. 반면 지금과 같은 모습의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은 100% 아니다.”(13일 유 대표는 전날 선출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보수통합을 위해 바른정당에 대문을 열도록 하겠다”는 발언에 대한 추가 질의에 같은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바른정당을 향해 ‘샛문’이 열렸다고 했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현직 의원이나 지자체장이 흔들릴 수 있는데.

“자유한국당 지지도가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높다면, 그래서 바른정당 후보로 나가면 안 되고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가면 된다고 할 때 가능한 말이다. 여론조사는 우리가 올라가는 추세고 일부 지역은 자유한국당에 앞서는 결과도 있다. 자유한국당에 들어간다고 선거에서 무슨 승산이 있겠나.”

-선거연대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내년 봄까지 민주당이 독주하고 나머지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지지도가 낮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전국은 아니더라도 서울시장, 경기지사, 제주지사, 부산시장 등 중요 광역단체장을 중심으로 선거연대가 제기될 수 있다. 국민의당과는 통합까지 안 가더라도 선거연대는 가능성은 늘 열려있다. 심지어 선거를 위해서는 자유한국당에도 열어두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TV>스튜디오 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TV>스튜디오 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대구·경북이 보수 기득권 세력의 근거지였다는 평가에 동의하는지.

“태생적으로 대구·경북은 보수, 광주·전남은 진보라는 구분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제외한 보수정권 59년 동안 티케이 출신 대통령이 많다보니 대구·경북은 보수라는 인식이 존재한다. 하지만 대구 출신으로 독립운동을 했거나 해방 이후 진보적 운동을 한 분들이 굉장히 많다. 양 지역이 선거 때만 되면 한 쪽에 몰표를 주고 정치인들은 지역주의를 선동한다. 그런데 대구는 1인당 지역 내 총생산(GRDP)이 20년 넘게 꼴찌고, 광주는 꼴찌에서 두 번째다. 일방적으로 표를 몰아주는 정치적 상징성을 가진 두 도시가 먹고살기는 그리 힘들다. (보수·진보 구분) 의식을 대구·경북·광주·전남이 깨부셔야 한국정치가 한 단계 더 발전한다.”

-홍준표 대표가 대구를 자유한국당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는 것 같다. 유 대표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는 최선의 후보를 내놓아 정면 대결하겠다”고 했는데.

“홍 대표나 자유한국당이 ‘우리가 무슨 짓을 해도 대구·경북이 찍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시·도민을 모욕하는 처사다. 민심은 저와 바른정당에도 차갑고 비판적이지만 세대별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본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는 그간 관료 출신들이 너무 오래 해왔다. 가급적 관료 출신이 아닌 기업가 출신이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젊고 창의적인 분을 찾고 있다.”

-유 대표가 직접 나설 가능성이 있나?

“시장이나 도지사를 2~3년 하고 던지고 대권 도전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서울시장 출마는 분명히 아니라고 말씀 드렸고, 대구시장도 당이 워낙 어려운 상황이니 일단 좋은 사람을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TV>스튜디오 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TV>스튜디오 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가 높다. 언제까지 갈 것으로 보는가?

“박근혜 정부와 보수정당이 스스로 망하며 쉽게 대통령이 되셨다고 생각한다. 보수정당과 그 대통령이 워낙 못해서 조금만 잘해도 돋보이는 기저효과가 있다. 기저효과는 임기 초반을 지나면 곧 사라진다. 소통과 소탈한 모습 등 문 대통령이 잘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제일 중요한 안보, 일자리, 복지 등에서는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과거 보수의 영역인 경제성장과 안보에서 과거 정부와 다른 유능함과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줄지, 민생과 복지는 나라살림에 맞게 해나가는지,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은 하나하나 뜯어볼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이 정부가 하려는 정책이 무엇인지 제대로 평가할 시점이 올 것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이 계속되면 문재인 정부 지지도가 내려앉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개헌과 바람직한 권력구조에 대한 생각은?

“개인적으로 4년 중임 대통령제가 맞다고 본다. (내용은) 권력구조를 포함해 지방분권, 국민 기본권에 대한 전면적 개헌이 됐으면 좋겠다. (시기는) 내년 지방선거와 같이 간다면 찬성이다. 다만 자유한국당이 반대하고 있어 국회가 발의하는 개헌안은 물건너 간 것 아닌가 생각한다. 국회에서 단일안 합의가 안 되면 문 대통령이 국회 논의를 충분히 참조해 개헌안을 던질 수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그런 의지가 있으신지 잘 모르겠다.”

-북핵 문제에 대한 생각과 해법은?

“미국,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힘을) 다 합쳐서 북한이 고통을 느낄 만큼 제재와 압박을 가한 적이 없다. 당분간 몇 년은 북한이 겪어보지 못했던 제재와 압박을 가한 뒤 북한이 도저히 못 견디겠다고할때 대화의 장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중국을 설득해 진짜 강력한 제재와 압바을 해보고, 효과가 있으면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대화를 해야 북한이 변한다고 생각한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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