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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손학규·천정배 총출동…박지원의 ‘지방선거 대작전’ 통할까?

등록 2017-10-11 10:05수정 2017-10-11 11:46

정치BAR_송경화의 올망졸망
내년 지방선거 전남도지사 출마에 박지원 ‘긍정 답변’ 공식화
손학규 서울시장, 안철수 부산시장 출마 주장…당내 ‘거물급’ 동원 계획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추석 연휴 동안 호남에서 ‘광폭’ 행보를 했습니다. 목포 등 자신의 지역구를 비롯해 특히 전남 방문에 집중했는데요. 11박12일동안 목포, 함평, 담양, 순천, 수례, 영암, 해남, 강진, 무안, 진도, 나주, 곡성, 광주 등을 찾아 대선 유세에 버금가는 활동을 했습니다. 전남 장흥 장평 명품호두축제, 해남 신이면 녹동 노래자랑 등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동네 구석구석 방문했습니다.

전남도지사에 나가는 것 아니냐고요? 네. 그럴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최근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전남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기자들에게 내비쳐왔습니다. 10일엔 라디오에 출연해 그런 언급을 했습니다. 씨비에스(CBS), 와이티엔(YTN) 라디오에서 관련한 질문을 받자 긍정적 답변을 내놨습니다.

10월4일 전남 강진 마량미항 찰전어 축제에 참석한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박 전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10월4일 전남 강진 마량미항 찰전어 축제에 참석한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박 전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사실 ‘박지원 전남도지사 출마’ 카드는 박 전 대표가 최근 그리고 있는 ‘국민의당 지방선거에서 살아남기 대작전’의 일부입니다. 그가 설명하는 계획은 이렇습니다.

1. 서울시장은 ‘인물론’이 통하는 만큼 경륜이 있고 당내 ‘큰 인물’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출마하고

2. 경기도지사의 경우 지식인, 호남 출신, 블루칼라의 유권자 등이 두드러지니 법조계 출신이며 운동권 경험에 개혁 성향인 천정배 전 대표가 나가고

3. 부산시장에는 부산고 출신에, 부친이 부산공고, 조부가 부산상고를 나와 지역적 메리트가 있는 안철수 대표가 나가고(+안 대표의 경우 서울시장에 나가면 대선때 토론회의 잔상이 너무 많이 남아 있어 안 된다)

4. 전북도지사는 전북 출신 당내 큰 인물 정동영 의원이

5. 전남도지사는 박 전 대표 자신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지율 5% 안팎의 국민의당에서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당내 이른바 ‘거물’급들이 총출동해야 한다는 건데요. 이 가운데 천정배 전 대표의 전국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당 대표 등 주요 직책을 맡기고 안 대표는 대신 부산에 내려가 현장부터 다져야 한다는 게 지난 8·27전당대회 이전 박 전 대표의 주장이었습니다. 당 대표는 결국 안 대표가 맡게 됐지만, 이후에도 박 전 대표는 ‘안철수 부산시장 출마론’ 등을 계속 주장하고 있습니다. 애초 국민의당 내에서는 바른정당과의 지방선거 연대를 통해 전국을 ‘커버’하는 그림이 자주 논의됐으나 최근 바른정당의 상황이 꼬이면서 이 논의는 큰 힘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추석날인 10월4일 전남 함평  해보면청년회 주최 ‘해보면 한가위 가요제’에 참석한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박 전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추석날인 10월4일 전남 함평 해보면청년회 주최 ‘해보면 한가위 가요제’에 참석한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박 전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박 전 대표의 자체 ‘빅플랜’이 성사될 수 있을까요? 박 전 대표를 제외한 당사자들의 반응이 아직은 시큰둥합니다. 천정배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거론한 적이 있지만, 안 대표는 지난달 27일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부산시장 출마 의사를 묻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습니다. 정동영 의원도 전북도지사 출마에 입장 표명을 삼가고 있습니다. 천정배, 정동영 등 현역 의원들의 경우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할 경우 2년 임기를 남긴 채 ‘배지’만 날리게 됩니다. 바닥을 기는 수준인 현재 국민의당의 지지율을 감안하면 지방선거에 승부수를 던지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성사된다면, 효과가 있을까요? 박 전 대표는 10일 라디오에서 “그런데 상당히 제가 뛰어다니니까 꿈틀꿈틀 하더라”라고 자평했습니다. 박 전 대표 쪽 관계자는 “(전남지사 출마 가능성 거론) 발언 뒤 벌써부터 활기가 생긴다는 당내 반응들이 있다”면서 “지금 상황이 쉽진 않지만 충분히 반전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내 거물급인 박 전 대표가 움직이기 시작하니 분위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 대표도 다른 ‘꿈틀’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연말까지 250여개 선거구 곳곳을 방문하며 분위기를 ‘붐업’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안 대표 쪽 관계자는 “선거구 방문을 통해 지방선거에 대비해 지역 조직을 다지고 인재영입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원외’ 대표로 몸이 자유로운 만큼 ‘현장형’으로 움직이겠다는 것이지요.

이와 함께 안 대표는 광역단체장 선거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하며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안 대표는 10일 바른정당과 함께 연 선거제도 개편 방향을 논의하는 토론회에서 “앞으로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하면 민심 그대로 기초의원, 광역의원들 구성 비율이 제대로 구성되게 될지, 내년 지방선거부터 바로 광역단체장들도 결선투표제 도입을 한번 검토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지 여부에 승산이 달려있다고 보는 의견이 많습니다. 아직까지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당내에서도 중론입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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