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더불어민주당·왼쪽부터), 홍준표(자유한국당), 유승민(바른정당), 심상정(정의당), 안철수(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2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MBC)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토론회 시작에 앞서 손을 잡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2일 밤 대선 후보들의 마지막 TV 토론회를 지켜본 ‘보통 시민’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대부분 “토론회가 진행될수록 나아졌다”고 했지만, 토론에서 드러난 후보들의 약점에 대해선 봐주는 법이 없었다. 시민평가단은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보통 사람’들의 눈높이로 평가하는 ‘한겨레 시민정책오디션’ 참가자들로, 20~50대의 학생·취업준비생·주부·자영업자·회사인·생활협동조합 활동가·보험설계사 등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금까지 진행된 6차례의 토론회 중 4월19일, 4월25일, 5월2일에 방송된 세차례의 토론회를 지켜봤다. 지난 4월25일 토론회에서 “안정감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무난하다”, “디테일에 약하다”, “정책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다” 등 반응이 많았다. “지금까지의 토론회 중에선 제일 차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던 것 같다. 그러나 자신의 정책을 유창하게 설명하는 모습은 여전히 없었다”, “계속 허허허, 계속 다음에” “부자 몸사리기” “4대강 문제 등 검증이 필요한 부분에서 맥을 잡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문 후보가 ‘내 생각은 이거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정확히 밝히길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반면 “답변하기 급급한 초기 토론 모습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문답을 주고 받았다”, “토론내내 집중공세를 받았지만 결코 만만한 동네북이 아니었음을 인증했다”는 우호적인 의견도 나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위선 하나 없는 막말. 부디 위선이라도 좋으니 할 말, 못할 말은 가려하자”, “토론 수준을 떨어뜨렸다”, “토론 태도가 불량하다”, “논리 비약이 심하다” , “견강부회” 등이었다. 특히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를 향해 “덕이 없다”고 한 데 대해선 ‘본인의 덕없음부터 먼저 돌아보라’는 ‘충고’가 여럿이었다. 자신의 공약과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를 묻는 질문에 답하지 못한 데 대해선 “본인의 정책은 좀 알고 나오시지”라는 지청구도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선 “맞는 말인데 카리스마가 부족하다”, “점점 존재감이 하락한다”, “이전보다 침착함이 돋보였으나 여전히 양비론과 전략적 중도 노선이 아쉽다”, “모호한 토론을 했다” 등의 평가가 다수였다. 안 후보의 대표 공약인 학제개편에 대해선 “이론적 논리는 있으나 현실감은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언젠가 한번 손봐야 한다. 공교육 강화 등에 찬성한다”, “세상은 변해가는데 교육은 그대로다. 교육개혁하겠다는 말에 믿음이 간다”는 찬성론도 있었다. “점점 더 업그레이드되는 인공지능형 토론 주자”라는 우호적 반응도 있었다.
동료 의원들의 집단 탈당 사태 여파로 토론회 내내 표정이 어두웠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겐 동정론과 응원이 쏟아졌다. “고군분투, 악전고투”, “꼭 완주하세요, 당신의 정치를 응원합니다”, “‘배신자’ 주술에 걸려 온갖 고초를 다 겪는다”, “탈당 사건으로 정치색이 확고해져서 지난번보다 낫다”, “‘고독한 배신자’ 유승민의 신념과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마지막 3분 발언”, “진정한 보수의 아이콘에게 박수를 보낸다”, “쓸쓸하고 꼿꼿한 보수의 출사표를 보았다” 등이었다. 그러나 유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선 “조목조목 따지나 자신의 말에 허점이 있다는 것을 모른다. 여성가족부를 유명무실하게 만든 정권이 누군데?”, “여가부를 폐지하고 저출산대책인구부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여성을 하나의 완성된 인격체가 아니라 ‘자궁’으로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라는 비판이 있었다.
토론회 내내 가장 호평을 받았던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 대한 평가는 더욱 뜨거워졌다. “토론의 최강자”, “당당한 사이다”, “철저한 이론 무장과 논리적인 소신 발언”“토론 중심의 당 문화를 증명. 잘했어요, 심블리”, “정책의 디테일도 꼼꼼이 잘 챙기는 일 잘할 대통령 후보의 모습을 보여줬다”, “‘적’이지만 유승민 후보의 상황에 공감하는 태도는 통합을 이끌 큰 그릇임을 보여준 것 같았다”, “역시 심크러시! 4대강 청문회 연다는 말에 묵은 체증이 풀리는 듯하다” 등 칭찬이 많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잘 들었으면…”, “정책공약과 소신 발언에 깊이 공감하지만 현실이라는 벽 앞에 서서 외치는 모습”이라는 안타까움도 드러났다.
시민평가단은 지난 토론회들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토론의 질이 많이 올랐다”, “한 후보를 빼고는 어느정도 품격있는 리더들의 모습과 토론에 익숙해졌다,” “많이 세련되어졌다. 그러나 색깔론은 제발 끝내자”, “네거티브 공방은 있었지만 정책으로 서로 비판하는 모습은 좋아졌다”, “첫 토론회에 비해선 많이 발전했다” 와 같은 긍정적 평가가 다수였지만, “노골적인 후보 비방이 이어져 ‘정책전’이 ‘디스전’이 되었다”, “매일 같은 말만 반복됐다”는 부정적 반응도 일부 있었다.
5월9일 정해질 새 대통령을 향한 바람은 ‘국민’이라는 단어로 모아졌다. “국민이 무서운 대한민국을 잊지 마세요”, “국민들은 토론회에서 보여준 진심과 결단을 다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국가는 주인이고 대통령은 종이라 했습니다.” “촛불이 불러온 시대정신을 잊지 않는 대통령이 되길 바랍니다” “초심 변치 말기를”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1항을 가슴에 새기는 대통령이 되시길 바랍니다!”
대선 후보 TV 토론회 시민평가단 명단
강신영(65·시니어블로거) 구태희(34·청소년지도사) 김병민(23·대학원생) 김인주(28·대학원생) 김정이(46·문화기획자) 김지연(30·교사) 김혜인(43·반업주부) 김홍수(53·교사) 문준희(27·직장인) 박선언(41·구직중 전업맘) 유소영(44·보험설계사) 이영은(24·대학생) 이은주(25·취업준비생) 이재정(50·자영업) 이택준(29·직장인) 조수민(29·직장인 겸 창업준비중) 조준현(59·자영업) 한양선(30·직장인) 허영림(40·주부)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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