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 ‘초선들의 출사표’ 피티쑈 전문 : 금태섭 편
2016년 5월23일 서울 홍대앞 미디어카페후에서는 정치BAR의 피티쑈 시즌 2, 첫번째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번 피티쑈의 주인공은 20대 국회 첫 당선자들이었습니다. 주제는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_초선들의 출사표’. 검사 출신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출신 부동산 전문가 김현아 새누리당 당선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최경환 국민의당 당선자, 최고의 국방 전문가 김종대 정의당 당선자가 발표자로 나섰습니다. 80여명의 청중들은 그들의 피티에 귀 기울이고 함께 의견을 나눴습니다. 다음은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의 피티쑈 전문입니다.
[영상: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강서갑에서 당선된 금태섭이다. ‘정치를 왜 하느냐, 국회의원이 돼서 무엇을 하고자 하느냐’, 막상 대답하려면 쉽지 않다. 이번 선거에서 대학3학년, 군대갈 아들이 에스엔에스팀을 했는데 손발이 오그라드는 동영상을 만들었다. 한 번 같이 보자.
엉성하게 만든 영상인데 여기서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는 것, 그것이 정치를 하는 이유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으로서 하고 싶은 일은 네 가지다. 권력기관 특히 검찰개혁, 소통을 통한 민생해결, 청년정치, 그리고 정권교체에 대해 얘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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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돕는 변호사를 조사실에서 쫓아내는 나라
지금 10년이 지나서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2006년 검찰 생활 10년차에 한겨레신문에 ‘현직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이라는 글을 썼다. 검사 생활 10년이 되면서 검찰에 대해 사람들이 너무 싫어하는데 그걸 없애보고 싶었고 수사기관에 조사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법에 정해진 권리를 행사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걸 썼다. 당시 검찰 지휘부에서 엄청나게 반대를 했고 대단한 파문이 일었다. 검찰총장이 강력하게 못하게 해서 여기 나와 있는 것처럼 10회가 나와 있는데 한번만 쓰고 중단했다.(웃음) 이 일을 겪으면서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없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 헌법에는 체포 또는 구속이 되면 누구든지 즉시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런데 실제 조사를 받아보면 변호사조차 “조용히 하라”는 야단을 맞게 돼 있다. 우리나라는 수사기관에서 변호사가 피의자 옆에 앉았을 때 피의자와 말을 못하게 한다. 뒤에 앉아서 쳐다보게만 한다. 검사가 욕을 하는지 때리는지 그냥 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변호사가 있건 없건 사회적 영향력, 힘에 따라 수사기관에서 어떻게 조사받는지가 결정이 되고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최근에 전관예우, 과다 수임료 문제되는데 전부 여기서 출발한다. 첫번째로 내세우고 싶은 1호 법안은 형소법 개정해서 변호인이 피의자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피의자 옆에 앉아서 검사가 물어보면 같이 의논도 하도록. 헐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보셨겠지만 경찰이 물어보면 “우리는 아까 답했습니다. 답 안하겠습니다”라고 한다. 그걸 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검사가 변호사가 수사에 방해된다고 생각하면 쫓아낼 수 있다. 법무부령에 의해서. 선진국 중에 이런 나라는 없다. 조사받을 때 10시간 가까이 조사실에 앉아있는데 한 마디도 못한다. 이걸 고치면 전관예우, 과다수임료 문제 해결할 수 있다. 10시간씩 옆에 앉아서 도와주고 조사 방향 바꾸는 변호사와. 이걸 못하게 하기 때문에 전관들은 전화변론을 하는 거다. 이걸 바꾸면 과다수임료 해결된다. 또 이것 때문에 변호사들이 자기 역할을 못찾는다. 전화변론, 전관예우는 우리가 못 보는 데서 이뤄진다. 어떤 사람이 실력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실질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진다. 변호사도 고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고 피의자도 실질적인 도움 받으면서 소송비용도 절약하게 된다. 옆에 앉아서 노력하는 만큼 주면 되니까. 지금은 전화를 통해 “당신이 2년 받을 걸 나 덕분에 1년 받았어”라고 하면 돈을 줄 수밖에 없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5월23일 <정치BAR_피티쑈 시즌2>에 출연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피티를 하고 있다.
지역 돌아다니며 ‘욕받이’ 역할이라도…
다음은 지역구 의원으로서 하고 싶은 말을 하겠다. 이 사진은 선거 때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중 유일하게 연출한 사진이다. 제가 지하철에서 인사하고 있는데 60대 아주머니가 저에게 와서 말을 했다. “7400만원 전세를 살다가 그래도 집을 사야 한다고 해서 대출받아 화곡동에 집을 샀다. 이사를 왔더니 건강보험료 3만5000원 내던 게 갑자기 9만원이 됐다. 건강보험료 내는 게 힘들어서 여러번 전화를 했는데도 안 된다고 한다. 아들은 막노동을 한다.” 이 말을 듣고 무력감을 느꼈다. 뭘 해드려야 할지 몰랐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한달에 3만5000원과 9만원 얘기하는 걸 꼭 들어서 전달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적어도 2주에 한번은 이름이 써진 옷을 입고 지역을 돌아다니겠다. ‘욕이라도 하세요’라고 하려고 했다. 그랬더니 이름 써진 옷 입고 돌아다니는 건 선거법 위반이라고 해서 ‘이 지역 국회의원입니다’라고 써진 옷을 입고 다니려고 한다. 다음은 청년정치다. “청년문제를 해결하겠다, 청년과 소통하겠다”는 말 많이 하는데, 정치인이 그런 얘기 하는 건 전부 거짓말이다. 청년문제는 청년이 안다. 각 정당 청년위원장을 50대 국회의원이 한다. 그리고 청년들 서바이벌 시켜서 한 명 국회의원 시켜주고 대단한 걸 했다고 한다. 외국 지도자들은 20대부터 정당생활한 사람이다. 청년들이 실제로 책임을 갖고 일하도록 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정권교체다. 여기 새누리당 의원님 와 계시지만, 지난 8년간 너무 꽉 막힌 삶을 살았다. 그렇다고 청와대나 새누리당만 욕할 것은 아니다. 야당 자체가 너무 역할을 못했다. 야당 내에서 경쟁하고 의제를 설정하고 청년들이 책임 가지도록 하고 진취적으로 노력하도록 하는 정당 만들겠다. 그래서 어떻게든 시민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는 정치를 하려고 한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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