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23일 서울 홍대앞 미디어카페후에서는 정치BAR의 피티쑈 시즌 2, 첫번째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번 피티쑈의 주인공은 20대 국회 첫 당선자들이었습니다. 주제는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_초선들의 출사표’. 검사 출신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출신 부동산 전문가 김현아 새누리당 당선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최경환 국민의당 당선자, 최고의 국방 전문가 김종대 정의당 당선자가 발표자로 나섰습니다. 80여명의 청중들은 그들의 피티에 귀 기울이고 함께 의견을 나눴습니다. 다음은 김종대 정의당 당선자의 피티쑈 전문입니다.
[영상: 김종대 정의당 당선자]
방금 소개받은 정의당 김종대다. 저는 최소주의자다. 정치는 최대를 행복하게 한다는 언어의 마술을 부리지만 결국 공리주의라는 말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저기서 말하는 다수는 소수가 될 수 있는 불안한 다수다. 그런데도 저 다수를 위해 소수, 개인이 희생해야 한다는 게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서 당연시된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요즘 말하는 공동체 개념에서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국민이 없는 국가, 또는 민중이 없는 민족, 시민이 없는 시장. 이렇게 자꾸 추상화되면서 집단화되는, 이런 것들은 기존의 언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는 그것보다는 더 좁혀서 구체적으로 사람의 얼굴이 살아 있는 최소주의자가 되겠다고 하는 것이다.
_______ 세월호 세대의 첫 투표가 정치를 바꿨다
최대 다수라는 말에 있는 이데올로기적 허상을, ‘우리도 소수가 될 수 있다’는 불안한 다수를 장악하는 것에서부터 벗겨낼 수 있다. 정치란 것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냐? 그렇지 않다. 다만 행복해질 자격이 있는 사람이 불행해지는 것은 막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만큼 목표를 최소치에 둬야 한다고 보는데 자꾸 정치의 언어는 최대치를 향해서 달려가는 경향이 있다. 결국 좋은 정치란 것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만 나쁘지 않은 정치는 존재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탈북자, 소수자, 세월호 유가족 등 소수자의 이름을 어떻게, 누가 대의해줄 것인가가 아무래도 진보정당에 몸담은 저같은 사람이 견지해야 될 자세라고 생각한다.
김종대 정의당 당선자가 5월23일 <정치BAR_피티쑈 시즌2>에 출연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피티를 하고 있다.
이제는 하나의 시대정신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엠에프 세대에서 세월호 첫 세대가 이번 총선때 투표를 했다. 그런만큼 시대 전환, 시대 정신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기존에 우리가 배운 건 이것이다. 토끼가 자고 있을 때 열심히 달리라고 배웠다. 신영복 선생님은 이 신화가 잘못됐다고 한다. 거북이는 토끼를 깨웠어야 했다. 혼자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다같이 패배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아이엠에프 이후 지난 20년, 아이엠에프 이후 세대라는 것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어른들은 왠지 황량한 들판에 혼자 서 있는 느낌. 거기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우리 자신을 학대해야만 하는 이런 시대로 지난 20년을 줄달음쳐왔다. 그러다보니 청년의 경우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팽배해지고 패배자가 끊임없이 양산되는 이런 사회 속에서 매우 힘들어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청소년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지 부인인지 구별을 못해. 그런 정도로 먼나라의 이야기다. 오직 지금 나의 경쟁, 나의 생존의 불안 속에서 외연을 확대하지 못하고 자꾸 작아져 왔던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20년은 세월호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세월호가 무엇이냐. 우리는 다같이 어느 순간 불행해질 수 있다는 걸 각성한 것이다. 경쟁 너머에서 우리 공동체를 다시 성찰하는 매우 뼈아픈 계기였고 그 첫 세대가 총선에 참여했다. 이번 총선 청년 투표율이 높다. 이제는 잠든 토끼를 함께 깨워서 함께 가는 거북이가 필요한 시대, 이게 바로 시대정신의 교체요, 세월호 정신이다. 우리가 계승해야 할 건 바로 이점이라고 본다.
계속 현장 다니면서, 안산의 분향소 갔을 때 많은 어머님들과 얘기했다. 우리 아이들이 정치판 이대로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어떤 전문가도 예상하지 못한 간절함을 보여주셨고 그것이 총선에서 득표로 이어졌다. 저는 이런 시대정신을 제가 전문으로 하는 군대에 적용해보려고 한다.
_______ 저학력자에게 입대 우선권을
지금 군대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있다. 21살 남성 인구가 올해 36만명인데 2022년에 25만명으로 11만명, 약 30%가 줄어든다. 매우 급격한 인구절벽이다. 그러다보니 국방부가 앞으로 90% 징집하겠다, 병특 다 폐지하겠다, 이런 검증 안 된 얘기를 마구 쏟아낸다. 군대도 위기를 느끼고 있다는 징후다.
2015년 현재 현역 징집률이 87%에 육박한다. 이게 76%를 초과하면 어떻게 되느냐. 이제는 신체 허약자들이 다 군대 가야 한다. 아이큐 71이 군대간다. 군대 자살자 분석해보면 신체등급 3등급을 받은 허약자들이 다수다. 이 자들이 군대에서 약자가 된다. 이들의 입대를 차단하려면 사실 76%를 넘기면 안된다. 매우 위험한 상황에 있는 것이다.
김종대 정의당 당선자가 5월23일 <정치BAR_피티쑈 시즌2>에 출연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피티를 하고 있다.
고졸자 보자. 입대 대기 24개월, 군 생활 21개월, 제대 후 취업 준비 31개월. 한국 노동패널 조사다. 합치면 76개월인데 20대 전반기 6년4개월을 이렇게 지낸다고 하면 이 친구는 영원히 경쟁사회에서 대졸자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결국 군입대 21개월은 똑같은 것 같지만 사실상 학력차별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이 점선이 국방개혁상에 나타난 적정 병력선이다. 2024년이 되면 모자르죠? 50만 병력 유지? 안 된다. 40만도 어려울 거다. 이런 상황에서 매년 ‘국방개혁’에서 개혁을 하겠다고 각 정부에서 발표를 했는데 50만으로 감군하겠다는 게 정권마다 연기된다. 진작 했어야 할 개혁이었다. 똑같은 개혁안이 5년씩 죽 밀려서 다음 세대에 고통을 전가하는, 이게 오늘날 군대가 저렇게 된 이유다.
런닝, 팬티, 자기돈 주고 사라고 한다. 방탄복 저거 뚫린다. 세탁기 때문에 싸움이 많이 난다. 한 대대당 3대 준다. 여기서 집단갈등이 생겨난다. 이렇게 아이들이 살고 있다. 우리 국방의 핵심은 인간의 재발견, 즉 왜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일선 전투원들의 생명가치로부터 국방개혁이 시작돼야 한다고 본다.
저의 1호 법안은, 이것은 매우 급하다. 저학력자들에게 군입대 우선권을 주자는 것. 24개월씩 대기하게 하면 대학진학자 따라잡을 수가 없다. 청년생애주기, 고교부터 사단급 이상 자체 모병 제도에 의해서 인력충원 계획이 다 공개되는 선택적 병역제도를 하려고 한다. 선거 때 이런 공약을 내놨는데 허황되다고 한다. 근데 이렇게 안 하면 그 상황이 더 허황되다. 다른 당 의원도 많이 오셨는데 안보 해친다고 보지 말고 제발 협조해달라. 최고의 복지는 평화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