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청춘아, 정치하자’ 피티쑈 전문 : 김주온
2월15일 서울 홍대앞 미디어카페 후에서는 정치BAR의 3번째 피티쑈가 열렸다. ‘청년아 정치하자’ 두번째 시간으로 이번에는 각 정당의 청년정치와 정책을 설명할 수 있는 ‘대표선수’들이 연사로 나섰다. 1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그들은 당의 청년 정책을 알차게 소개했다. 청년 청중 100여명을 매혹시키려 작정한 각 정당의 피티를 텍스트로 정리했다. 김주온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의 피티 전문.
김주온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예정자)가 정치바 청춘아 정치하자 피티쑈에서 연설하고 있다.
‘정규직 중심’ 청년정책에 새로운 삶은 없다
저는 기존 청년 정책의 문제점 2가지를 지적하고 싶은데요. 먼저 첫 번째로 청년을 대상화하는 청년정책이라는 것입니다. 기존의 청년 정책은 청년 중에서 누가 더 불쌍한가, 누가 더 가난한지, 누가 더 취약한지를 계속해서 증명하도록 만듭니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몇명을 선정해서 그 선별된 사람은 내가 계속해서 처음 선별된 상태 그대로인지 계속해서 자기 상태를 증명해야 해요. 이 과정 자체도 너무 복잡하고 그 과정마다 청년들에게 모멸감을 줍니다. 또 무책임하게는 외국에 가서 일자리를 구하라고까지 이야기를 합니다. 청년들을 동등한 인격체로 보는지 의문이 드는데요. 두번째로는 일자리 중심의 청년 정책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시대가 저성장 시대라고 하죠. 일자리 개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자리 자체를 계속 늘리겠다고 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을 무시하는 근시안적인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일자리 20만개, 70만개가 정말 좋은 일자리라고 할 수 있을까요. 비정규직, 청년 인턴, 저임금 서비스직 일자리는 청년에게 경험도, 경력도, 미래에 대한 비전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문제는 세대의 문제 이전에 시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같은 시대에는 청년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살기 불안합니다. 그런데 정규직 중심의 청년 정책을 고수하면 이전 세대와는 조금 다르게 새로운 삶을 추구하고 싶어하는 청년들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_______
[피티쑈 #3 -녹색당편] 모든 국민에게 월 40만원 기본소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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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받으면 아무일도 하지 않을까?
그래서 녹색당은 관점의 전환을 제안합니다. 녹색당은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이야기 합니다. 기본소득은 모두에게 조건없이 주어지는 현금 소득인데요.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주는 것은 청년의 손에 정말 직접 쥐어주는 소득입니다. 아주 적극적인 자원재분배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녹색당은 기본소득 통장이라는 것을 만들었어요. 지금까지 기본소득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상상조차 하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만들어봤습니다.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면 여러 비판을 받아요. 일단 기본소득이 청년들에게 직접 물고기를 주는 거라고 치면,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줘야하지 않냐 하는 비판을 받습니다. 실제로 기본소득 기사에 달린 댓글들인데요. 고기 잡게 하는 정책은 이미 너무나도 많아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기 이전에 고기는 먹어봐야 살지 않겠나요? 이미 바다에 물고기가 없습니다. 바다에 물고기가 조금 있더라도 소수의 사람들에게 포획돼 있는 상황입니다. 또 물고기 잡는 법을 배운다고 하더라도 배우는 과정 중에 먹고살 물고기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취업 이전에 생존이 문제인 청년 빈곤의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일도 안하면 어떻게 하지? 기본소득을 주면 아무일도 안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정말 배우고 싶은 것이 있어도 생계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청년들이 포기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요. 유능하고 재능이 있는 청년들이 자기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건 국가적인 낭비라고도 생각해요. 기존에 임금노동으로 인정되지 않은 여러 부분이 있죠. 돌봄노동이나 혹은 예술노동도 그렇고요. 그런 노동들이 이제는 가치있는 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겁니다. 또 요즘에 마을공동체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마을에서 청년들이 먹고사는 게 쉽지 않아요. 단기간에 소득이 많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또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안전망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마을에서 농사도 짓고 또 이 청년처럼 대장간을 차리겠다고 하면서 지역의 일감을 가지고 먹고살겠다는 청년이 많은데요. 이런 청년들에게 기본소득이 보장된다면 도전해보고 용기내서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바가 지난 15일 서울 동교동 미디어카페 후에서 주최한 ‘청춘아 정치하자 피티쑈’ 2편에서 각 정당의 대표선수들이 청중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한겨레 TV갈무리
기본소득에 주거안정 로드맵은 필수
녹색당에서 또 기본소득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비판 중 하나는 재원 문제입니다.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 많은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 묻는데요. 일단 OECD 평균만큼 조세 부담률을 늘리면 우리나라 전 국민에게 월 3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녹색당은 일단 단계적인 접근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두 단계로 나눠서 1단계에서 청년, 노인, 장애인, 농어민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려고 합니다. 예산은 여러 가지 곳에서 마련할 수 있는데요. 우선 낭비되는 예산을 줄일 수 있어요. 여러분도 다 아시다시피 4대강 사업에 22조가 들었잖아요. 그런데 추가로 더 들어야 하는 게 24조라 합니다. 자원외교 실패로 48조가 들어갔고요. 낭비되는 예산뿐만 아니라 또 탈세 그리고 기존에 고소득자 불로소득, 저희는 또 거기에 더해서 기후변화와 기후변화를 막고 에너지 전환을 위한 생태세 도입을 제안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모두에게 기본소득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세대간에 정말 진정한 건강한 연대가 가능하게 하는 그런 출발점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런데 기본소득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지 않죠. 지금처럼 주거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기본소득 40만원, 월 40만원 줘봤자 월세를 내고나면 딱 끝나는 돈이 될 수도 있거든요. 기본소득 로드맵에서 주거안정성 실현을 같이 얘기합니다.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요. 또 공공임대 주택도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노동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처럼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가장 밑바닥에 위치하게 되는 것은 결국 청년들입니다. 결국 청년들이 밑바닥 영역에서 착취당하고 있고 가능성의 영역을 말살당하고 있고. 또 시간이 곧 돈인 이런 사회에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면서 시간을 저당잡혀서 살고 있는데요. 최저임금도 기본소득만큼 최저임금도 같이 올라야 하고 지금 최저임금 규제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런 것을 통해서 청년들에게 시간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_______
정치 참여에 상한선 없는데 왜 하한선은 있지?
기본소득 같이 모든 사람에게 한 번 주는게 아니라 평생 월 40만원 정도 조건 없이 최소한의 소득이 보장된다고 생각해보세요.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한 번 생각해보시면 앞으로의 인생을 생각하는 그 감각 자체가 달라질 것이고 무언가를 시작하는 용기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청년을 위한 정책들을 직접 주장하기 위한 그 메커니즘, 바로 정치입니다. 하지만 청년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문턱이 너무 높아요. 저도 이번에 비례후보를 나가면서 경험을 하고 있는데요. 딱 나이가 그렇습니다. 제가 올해 1월에 생일이 지나면서 만 25세가 되었는데 왜 하한선은 있으면서 상한선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기탁금도 마찬가지인데요 1인당 1500만원입니다. 딱 제 친구들과 같이 사는 저희집 보증금인데요. 다행히 녹색당은 당원들이 같이 돈을 모아서 선거를 준비하고 있지만 어떤 청년후보는 대출을 받아서 이번 선거에 나간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부당한 공직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최근에 화제가 된 스웨덴의 32세 교육부 장관이 있는데요. 비정상회담에도 나왔는데, 만 19세에 국회의원에 최연소로 당선됐다고 합니다. 무슨 당인지 아시나요? 녹색당입니다. 와! 저도 녹색당원입니다. 전 세계에 90개 나라에 녹색당이 있는데요. 녹색당은 당 내부에서부터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고 평등한 문화 안에서 적극적으로 정치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문화를 가지고 있따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이게 먼 나라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청년들이 직접 정치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청년을 넘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여러분, 정치의 주체가 됩시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김유진 교육연수생 rladb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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