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유쾌한 지역 협동조합 ‘성북신나’
1월25일 서울 홍대앞 미디어카페 후에서는 정치BAR의 2번째 피티쑈가 열렸다. 이번 피티쑈의 주인공은 청년이었다. 주제는 ‘청춘아, 정치하자’. 청년들의 노동권 향상을 위해 모인 청년유니온의 김민수 위원장, 청년들의 주거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는 민달팽이유니온의 임경지 위원장, 지역 재생과 공동체 복원에 힘쓰는 성북신나의 오창민 사무국장이 ‘피티 청년’으로 나섰고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이 청년의 마음으로 자리를 함께했다. 80여명의 청중들은 그들의 피티에 귀 기울이고 의견을 나눴다. 다음은 오창민 ‘성북신나’ 사무국장의 피티 전문.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양화로 미디어카페 '후'에서 정치바 두번째 피티쑈 <청춘아, 정치하자>가 열리고 있다. 세번째 연사로 협동조합 성북신나의 오창민 사무국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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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시장에서 지역주민들과 만남
이 정릉동의 아리랑 시장이라는 곳에서 저희가 처음 활동을 시작했어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말해주지 않으면 몰라요. 시장이라는 걸. 주민들도 몰라요. 여러분들 사진 보시면 알겠지만 가운데로 막 차 다니고 그냥 시장이라고 부르고 있긴 한데 시장인지 몰라요. 처음에 저희가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통해서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뭐 할까”하다가 그냥 일단 한 번 시장 상인분들이라도 만나보자, 그래서 그냥 무작정 찾아갔어요. 비타500 이렇게 들고. “요즘 뭐 장사 잘되세요?”, “요즘 어떠세요?” 이렇게 말씀을 나누다 보니까 “이 시장을 위해서 좀 필요한 게 어떤 게 있는 거 같으세요?”라고 질문을 드리고 나니까 공통적으로 많이 말씀하시는 게 “여기가 주민들이 시장이란 걸 모른다. 시장이란 걸 좀 알았으면 좋겠다”라는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지도를 한 번 만들어봤어요. 이런 시장 지도를 저희가 일일이 다 돌아다니면서 정보도 받고, 디자인도 좀 예쁘게 해가지고 시장 지도를 만들어드렸고요. 그리고 또 이렇게 상인분들과 얘기를 하다 보니까 되게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이 얘기를 한 번 엮어보면 어떨까 싶어서 잡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시장 상인분들, 주민분들 얘기를 엮어서 이런 식으로 잡지를 만들었죠. 그리고 이 지역 활동을 하다 보니까 사실 만나기가 어려운 세대들이 있어요. 예를 들어 직장인·학생들은 지역 활동을 통해 만날 수가 없어요. 왜냐면 그분들은 다 집에서는 잠만 자고 보통 직장이나 학교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만나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만나면 좋을까 하다가 “그래, 아침에 출근하는 시간을 한 번 이용해보자” 그래서 저희가 출근 시간 아침 7시에 시장에서 음식을 사서 출근하시는 직장인들,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아침밥을 나눠주는 이런 ‘아침 도깨비식당’이라는 프로젝트도 했었어요. 이런 식으로 좀 지역과 시장과의 스킨십이 있고 그러다 보니까 관계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더 저희가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볼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이렇게 시장에서 야시장도 하고 벼룩시장도 하고 여기 시장에 있는 어떤 한 주민분께서는 “우리 집 담을 내줄 테니까 동네에 있는 아이들과 한 번 벽화를 그려보면 어떻겠냐” 이렇게 제안을 해주셔서 이런 벽화를 그리는 작업들도 해봤고요. _______
[피티쑈 #2 -오창민편] 유쾌한 지역 협동조합 ‘성북신나’/ 한겨레TV
저희가 이제 20대 후반, 30대 초반이지만 처음 활동할 때 당시만 해도 다들 20대 중후반의 청년들이었기 때문에 좀 지역에 있는 청년들과 함께 뭘 해볼 수 있을까로 고민해보다가, ‘그럼 지역 청년들을 모집을 해서 우리가 좀 프로젝트 같은 것들을 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 방학 기간을 이용해서 백수들, 대학생들 한 40분을 모집해서 같이 지역에서 하고 싶은 것 해보자 그래서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그렇게 한 5개 정도 프로젝트를 진행해봤는데요. 동네 공부방 어린이들과 함께 지도도 만들고 스마트폰으로 영화도 찍어보는 작업들을 했었고요. 간판을 주제로 한 독립잡지를 만드는 일도 해봤고요. 마을을 위한 마을 장터도 열어봤고, 아리랑 시장에 있는 좀 낡은 점포를 청소하고 메뉴판도 새로 만들어드리는 이런 작업들도 해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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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에서 신나는 협동조합 ‘성북신나’
그래서 사실 이런 것들을 저희가 1년 동안 경험을 하면서 느꼈던 게 ‘이런 지역의 이슈들과 청년들이 만났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겠구나’라는 걸 좀 깨달았고요. 그래서 결심을 했어요. 우리가 지역재생을 하는 협동조합을 한 번 해보자. 근데 사실 저희가 세상을 바꿔보자, 지역을 바꿔보자, 이런 결심이 있었다기보다는요. 혁신일자리 사업이 11개월 지원을 해줘요. 왜 11개월인지 아세요? 12개월이 되면 퇴직금을 줘야돼요. 그래서 11개월이에요. 그래서 연말에 12월31일이면 계약이 종료돼요. 그래서 한 12월26일, 27일 이때 모여서 다 같이 얘기한 거죠. “야, 니들 이거 끝나면 뭐하냐.” 그러니까 그냥 다들 뭐 “취업 준비를 하거나 그러겠지?” 귀농한다는 친구도 있었고. 되게 좀 우울해지더라고요. 좀 생각을 해보니까 우리가 다들 공교롭게도 전공들이 인문학 아니면 미대생들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어차피 비정규직 아니면 백수겠구나” 이런 패배감 같은 것들도 조금 있었고요. 그래서 그럴 바에는 “우리가 1년 동안 같이 했던 이 경험들을 살려서 뭔가 한 번 창업을 해보면 어떻겠냐”라고 결심을 하게 된 거죠. 그래서 협동조합을 창업하게 됐는데요. 왜 협동조합을 하게 됐냐면 사실 그 당시 조금 트렌드이기도 했어요. 협동조합기본법 통과 얼마 안 되고 협동조합이 유행하던 시기이기도 했고요. 청년협동조합이라는 사례가 기존에 있지도 않아서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 이런 것도 있었고요. 사실 저희가 1년 동안 같이 동료의식을 가지고 활동을 했다 보니까 누군가가 대표가 되는 주식회사나 이런 형태는 저희가 좀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좀 민주적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협동조합을 한 번 해보면 어떻겠냐. 그래서 협동조합이었고, 성북신나는 저희가 활동하는 지역 기반이 성북이어서 성북, 신나는 우리가 좀 지역의 신나는 일을 해보자. 그리고 반대로 그 일이 우리한테도 좀 신나는 일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성북신나’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고요. 처음에 18명 창립발기인으로 참여해주셨는데 10명의 청년들과 8명의 시니어분들이 같이 했어요. 이 8명의 시니어라는 것이 의미가 조금 큰데요. 우리가 청년단체라고 해서 꼭 청년들만의 힘으로 뭔가를 해야 되냐. 그거는 아니었던 거 같아요. 좀 뭐랄까 후배 세대를 좀 이끌어주고 싶은 좋은 시니어분들과 만나서 또 그 시니어분들도 좀 우리를 이어갈 수 있는 좋은 후배그룹들 만들어내고 키워내는 어떤 책임들이 있었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10명의 청년들과 8명의 시니어분들이 만나서 같이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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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재생 통한 ‘월급 120만원’ 청년일자리 창출
2014년 2월에 저희가 창업을 했고요. 그래서 사실 저희의 미션이란 게 지역재생이나 청년일자리 생태계 복원이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장대한 미션을 세웠는데 그 이전에 좀 더 지엽적으로 들어갔을 때 우리의 진짜 목표는 뭐였냐고 했을 때, 하나는 일자리 만들기였어요. 저희가 이 활동이라고 보통 많이 하는데요. 뭔가 이 활동 수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가 안정적인 일자리 모델을 만들어야겠다. 일자리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월급을 가져가는 구조를 만들어야겠다. 그래서 우리가 어디 가서 우리 입으로 “이걸 통해서 활동해요”라고 했을 때 “그게 뭐 돈은 되니?“, “좋아서 하는 일 아니니?” 이거에 대해 저희가 답변을 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의 임금 체계는 만들어야겠다고 고민했고, 그 당시에 서울시의 생활임금이 한 달에 120만원 정도 됐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무조건 “야, 우리가 뭘 하든 한 달에 120만원씩은 가져갈 수 있어야 우리가 하는 활동이 좀 유의미하겠다” 이런 게 있어서 저희가 다양한 활동들을 하게 됐고요. 좀 카테고리를 나눠보니까 크게 청년 네트워크, 지역 자원조사, 연구출판, 미디어, 교육, 전통시장 활성화 한 6가지 정도 카테고리 활동들을 저희가 했습니다. 전통시장 활성화는 저희가 처음 활동을 시작했던 게 아리랑 시장이었고, 그 당시에 정릉에는 정릉시장이란 굉장히 또 큰 시장이 있어요. 그래서 이 정릉시장에서 초청을 좀 받았어요. “청년들이 여기 와서 같이 결합해서 해보면 뭐가 좋지 않겠냐”라고 하셔서 뭘 해볼 수 있을까라고 하다가 정릉시장이 좀 특이한 게 시장 가운데로 천이 하나 흘러요. 정릉천이라는. 그래서 우리가 이 정릉천을 따라서 한 번 장터를 한 번 해보면, 벼룩시장도 하고, 손으로 만드는 수제품 같은 것들도 사고 팔고 할 수 있는 벼룩시장 같은 걸 해보면 어떻겠냐. 왜 우리가 팔찌 하나를 사러 여기 홍대까지 와야 되느냐. 이런 고민에서부터 시작을 해서 ‘전통시장 활성화사업’ 그래서 ‘개울장’이라는 동네 장터를 만들기도 했고요. 그리고 어쨌든 지역 재생이라고 했을 때, 청년들이 사실 할 수 있는 게 많지가 않아요. 사실 저희도 요즘 되게 고민을 많이 하는 게 ‘지역 재생이란 게, 지역 문제라는 게 결국은 기승전 부동산이구나’라는 고민을 되게 많이 하거든요. 사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더라고요. 막상 지역재생을 해보자고 천명을 했지만. 그래서 좀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그 중에서 뭐가 좀 재밌을까라고 했을 때, ‘아, 기록을 해보자.’ 우리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서, 좀 지역의 이야기들에 대해서,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 한 번 기록을 해보면 좋지 않겠냐 그래서 이런 마을 지도 제작 같은 기록 활동들을 좀 많이 했어요. 잡지라든지. 그래서 이걸 하다 보니까 뭔가 인쇄를 하기에는 뭔가 흩어진 느낌이 있는 거예요. 인쇄 비용도 굉장히 많이 들고. 그래서 어떻게 해볼까 하다가 이거를 웹 서비스로 만들면 조금 더 지역주민들에게 접근성도 높아지고, 활용도도 높아지지 않을까 해서 다음카카오에서 좀 지원비를 받아서 크라우드웹핑 웹서비스 ‘썸맵’이라는 걸 개발했어요. ‘썸맵(somemap.kr)’이라는 지도 들어가 보시면 자기만의 지도를 만들 수 있는 웹서비스에요. 예를 들면 뭐 ‘홍대 맛집 지도’에서 자기가 이렇게 장소 찍고, 정보 넣고, 연락처 넣고 이렇게 해서 지도를 만들 수 있는 웹서비스를 개발을 했고요. 또 저희가 지역 안에서 멀리 가지 않고 지역 안에 있는 사람들이 정말 연사가 돼서 이야기를 나누는 이런 강연자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을 해서요. 지역에 있는 연사분들을 초청을 해서 강연을 하는 ’달달한 포럼‘이라는 강연을 했었어요. 지역의 영화감독분도 계시고 김반장, ’인더시티‘ 김반장 같은 뮤지션도 있고, 이런 사회적기업, 창업가 분들도 계시고, 지역 안에서 지역 주민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달달한 포럼’이란 강연도 했고요. 또 저희가 2013년부터 꾸준히 해왔던 게 기록 활동이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이런 ‘성북사용설명서’라는 책자도 만들어봤고, ‘간판왕’이라는 독립잡지도 만들어봤고. 지역자원조사라는 매뉴얼북도 만들어보고. 다큐멘터리도 찍어봤어요. ‘성북동 비둘기’라는 다큐멘터리예요. 이런 기록 활동들의 연장선상에서 이런 정보들이 되게 흩어지더라고요. 뭔가 우리만 가지고 있고, 우리만 볼 수 있다는 고민이 있어서 이거를 좀 더 접근성을 높이고 이 콘텐츠를 좀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는 방식은 역시 IT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되게 알음알음 홈페이지를 만드는 강연 들어가지고 조금씩 알음알음 만들어서 동네를 기록하는 웹진, 신나는 정릉동의 이야기, ‘신나지’라는 잡지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정릉동에 있는 이슈도 기록을 하고요. 사람들 만나서 인터뷰도 하고 정릉동에서 활동하는 청년들, 청년 단체들의 이야기도 기록을 하고. 이런 기록 활동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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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 청년단체 연합을 위한 서울시 3호 ‘무중력 지대’
저희가 이런 활동을 하다 보니까 굉장히 고민이 됐던 것 중의 하나가 사실 청년단체들이에요. 따로따로 흩어져있으면요. 과자 조각 하나를 가지고 경쟁을 해야 하는 거예요. 이거는 혼자 먹어도 배가 안 차요. 혼자 먹어도 배가 안 찰 그 과자 쪼가리 하나를 가지고 여러 청년단체들이 그거 나눠 먹으려고 경쟁을 해야 되더라고요. 그게 너무 슬픈 거예요. 그래서 이거는 어떤 한 명의 어떤 청년단체, 청년 스타가 나와야 되는 게 아니고. 이 청년단체들이 같이 좀 나눠 먹을 수 있는 파이를 키워야 되는, 그렇다면 이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내가 혼자 잘할 것들이 아니고, 지역에 있는 청년단체들끼리라도 조금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좀 구상해봐야겠다 그래서 일단 물리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청년들끼리 연합을 해서 ‘성북청년회’라는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같이 교육도 하고요. 강연도 하고 연구도 하고 포럼도 하고 행사도 하고. 이런 다양한 활동들을 했는데 저희가 이런 활동을 하다 보니까 서울시에는 ‘무중력 지대’라는 정책이 있어요. 지금 구로구 G밸리와 동작구 대방동에 무중력 지대가 1호점, 2호점 이렇게 있는데요. 무중력 지대 성북 3호점이 올해 연말에 개관을 앞두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런 청년 활동을 좀 하다 보니까 그런 어떤 설득력이 생긴 거 같아요. 무중력지대가 성북에 왜? 청년활동이 있구나. 청년생태계가 있구나. 그리고 이건 저희가 그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으로 발의를 했는데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의 활동 자체가 실존적인 증거가 된 거죠. 그러니까 무중력 지대가 왜 성북에 와야 되는지. 그래서 이 무중력 지대 성북을 앞두고 지금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재작년에 2014년에 서울시 마을기업으로 지정이 됐어요. 그래서 한 120개 정도 서울시 마을기업이 있고요. 마을과 관련돼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 단체들을 마을기업으로 지정을 해주는 건데 마을기업 중에 청년단체는 제가 알기로 120개 중에 한 3개 정도밖에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마을기업 지정이 되면 공간임대보증금이 나와요. 공간임대보증금이 나와서 저희도 그 전까지는 지하방을 좀 전전을 하다가 공간임대보증금 7천만 원 정도 지원이 나와서 드디어 우리가 지상으로 나갈 때가 됐다, 그래서 좀 고민을 하다가 저희가 ‘성북신나’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성북구라는 지역단위에서 많이 활동을 했는데, 사실 여러분들 아시겠는지 모르겠지만, 구는 엄청 큰 행정단위예요. 인구만 50만이고요. 다 만날 수도 없고, 저희가 다 볼 수도 없어요. 그래서 ‘진짜 제대로 지역재생을 하려면 우리가 조금 더 작은 행정단위에 집중해야되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있었고, 그 안에서 저희가 선택했던 동이 정릉동이에요. 정릉동은 사실 정말 30년이 넘게 재개발 이슈와 관련돼서 혹은 뭐 스카이아파트 문제라는지 또 정릉이라는 역사문화, 오래된 역사문화 자원도 있고요. 그래서 정릉동 제대로 들어가 봐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겠다 해서 저희가 정릉동에 지금은 방 3개짜리 단독주택을 얻어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근데 되게 추워요. 수도꼭지가 얼어서 오늘 화장실도 못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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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의 키워드 ‘갈등’
저희도 오랜만에 꺼내봤어요. 성북신나 창립선언문이 있더라고요. 저희도 이거 창립할 때 이후로는 잘 안 꺼내봤어요. 이런 게 있다는 것도 최근에 저도 발표 준비하면서 다시 꺼내서 읽어봤는데 굉장히 새록새록 하더라고요. 창립선언문에 보면 이렇게 돼있어요. “전체와 개인을 함께 존중한다”, “자신의 언어를 갈고 닦는 가운데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서로가 손 내밀고 손잡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함께 꿈을 꾼다”, “걱정하되 두려워하지 않으며, 인정하되 방관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일로 확장시켜 나간다”. 이런 창립선언문을 통해서 저희가 추구했던 가치가 뭐냐면요. “함께한다”는 것이었어요. 우리가 함께한다는 것을 어떻게 우리의 진짜 활동을 통해서, 삶을 통해서 좀 증명해나갈 수 있을까. 사실 협동조합을 하다 보면 저는 처음에 생각할 때만 해도, 앞에 임경지 위원장님께서도 얘기해주셨는데. 협동조합을 이해하는 키워드가 협동일 것 같잖아요. 그런데 아니에요. 갈등이에요. 무지하게 많이 싸워요. 엄청 많이 싸우고요. 엄청 많이 싸우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되게 잘 싸웠던 것 같아요. 정말 내일 안 볼 것처럼 싸운 게 아니고 정말 많이 싸우면서 정말 안 맞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마 사석에서 봤으면 내가 저 인간이랑 별로 안 친할 거 같아. 안 봤을 거 같아.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미션에 대한 합의가 있으니까 ‘같이 한다는 게 뭘까’ 이런 것들을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제가 일을 되게 못해요. 여전히 되게 못하고, 놓치는 것도 굉장히 많고. 디테일이 굉장히 떨어진다고 많이 비난을 받는데. 저랑 같이 일하면서 친구들이 제가 실수를 하거나 일을 못할 때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저에게 해주는 말은 미안하다고 해요. 왜냐하면 “니가 못한 게 아니고 니가 할 수 없는 일을 너에게 배정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다. 이거는 공동의 책임이다.” 진짜 그래요. 그래서 사실 너무 미안한 거예요. 그게. 너무 미안하다 보니까 저도 더 잘하게 되더라고요. 청년들이 누군가에게 신뢰받는 경험을 많이 하기가 어렵잖아요. 누군가에게 믿을 만한, ’저 사람 믿을 만한 사람이다’라는 거는 되게 경험하기 어려운 거 같은데요. 저희는 이제 3년 동안 성북신나와 함께하면서 그런 거를 경험했던 거 같아요. 그냥 나를 믿어주니까, 누군가가 나를 믿어주니까 그에 대해 나는 자연스럽게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주인의식을 갖게 되고. 이런 것들이 있었던 거 같고요. 또 창립선언문 뒤에 보면 이런 문구가 있어요. “갈팡질팡하던 경험이 다양한 생존의 방식, 제한적 삶의 형태. 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상상력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댄다. 개혁되어진 환경보다 기획해나가는 선택권을 위해 협동이라는 어려운 방식을 택한 청년들이 앞길이 이제 구만리다. 구만리라니 차라리 신난다.” 그래서 저희가 증명해내고 싶은 거 두 가지. 두번째는요. 먹고산다는 거예요. 우리가 이런 활동을 통해서 되게 열심히 해요. 열심히 하고 의미있다, 좋다가 아니고 우리 개개인의 생존. 개개인이 정말 월급도 받고 그리고 친구랑 맥주도 먹고, 여자친구도 만나고 하는 그런 먹고산다는 것을 우리의 활동으로 증명해내는 것. 그게 성북신나의 미션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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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적인 삶을 증명해내고 싶어서
저희가 하고 있는 활동, 저희가 하려는 활동은 사실 거창한 게 아니에요. 세상을 바꿔야지, 지역을 바꿔내야지, 지역을 재생해내야지 이런 거라기보다는 그냥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어떤 대안적인 삶의 형태, 일의 형태가 가능할지를 한 번 실존적으로 그걸 증명해내는 것. 근데 그것이 증명이 되면요. 이게 어떤 공공에서도 설득력을 가지더라고요. 그거를 만들어나가는 작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홈페이지 주소랑 페이스북 주소랑 저희 메일주소랑 전화번호거든요. 궁금하신 거 있으면 이쪽으로 연락주시면 되고요. 저희 페이스북 들어가셔서 ‘좋아요’ 눌러주시면 저희에게 굉장히 큰 힘이 됩니다. 저희의 유일한 낙이죠. 페이스북 좋아요가 몇 명이나 늘었는지. 저희 1000명 딱 넘어가는 날에 막 회식도 했어요. 고기 먹었어요. 그래서 페이스북 좋아요 눌러주시면은 저희에게 활동하는데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이상 발표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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