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아, 정치하자 피티쑈’ 두번째 연사는 문성근 ‘시민의 날개’ 대표입니다. 피티 제목은 ‘시민의 날개로 정권교체’입니다.
한겨레 정치전문사이트 정치바 오픈기념으로 14일 저녁 홍대 미디어카페 후에서 열린 공개방송에서 참석자들이 독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보협기자,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이진순 와글 대표, 문성근 시민의날개 대표,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조직된 시민의 플랫폼 ‘시민의 날개’
지난 10일에 ‘시민의 날개’ PC용 베타버전을 열었습니다. ‘시민의 날개’ 정체가 뭐냐. 민주·진보 지향 시민들이 새로운 정치운동을 벌일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여러분, ‘다음’을 떠올려보세요. 거기서 메일 기능만 뺐다고 상상하면 됩니다. 이걸로 당장은 정권 교체하자, 그리고 중기 목표로는 민주진보 성향의 정당들을 시민참여형 네트워크형 정당으로 진화시키자, 그리고 선거법을 개정하자. 그리고 장기 목표는 대의민주주의 제도에 직접 민주주의의 장점을 결합하자는 운동을 하자는 겁니다.
한국의 정치현실에서 시민의 날개가 왜 절실한지 집중적으로 얘기 드리겠습니다. 이명박근혜 8년차, 정말 나라 꼴이 말이 아닙니다. 어떻게든 정권교체 하고 싶으시죠. 여기 모인 우리 자신, 그리고 국민들도 정권교체의 준비는 다 돼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다시 뽑고 싶은 전·현직 대통령 조사합니다. 2012년 대선 직전에는 46대 48로 우리가 밀렸고 딱 그만큼 졌어요. 그게 금년부터 역전되기 시작했습니다. 김대중·노무현 두 분을 찍는 분이 52%까지 올라갔고 저쪽이 42%로 떨어졌어요. 거기다가 총선과 대선에서 어느 쪽 찍을 것이냐 물어봐도 48대 46으로 야권이 앞섭니다. 그런데 정권교체가 될 거 같냐고 물으면 안 될 거 같다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 정치권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죠. 새누리당은 돈에 언론에 사법권까지 틀어쥐고 온갖 관변단체 거느리고 있죠. 거기다 일베 현상까지 가세해서 젊은이들까지 빨아들이고 중앙당에서 SNS 전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민주·진보 진영이 갖고 있는 장점은 뭘까. 딱 하나입니다.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시민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뿐입니다.
그러면 이 힘을 어떻게 시민 스스로 조직화할 것인가. 방법은 온라인 플랫폼밖에 없습니다. 그 플랫폼으로서 시민의 날개의 성격, 위상, 기능을 차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성격은 초정파이고 생활밀착형입니다. 우리는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소선거구제라서 양당제를 강제합니다. 후보는 될 사람 뽑고 정당은 3,4번 찍은 사람이 12% 넘거든요. 민주진보 진영 시민들이 다 같이 모이려면 초정파여야 한다는 겁니다. 시민의 날개는 사단 법인체로서 정당과는 긴장을 유지하는 협력 관계를 맺습니다. 이래야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영구히 존속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기능입니다. 선거일정이 급하기 때문에 원래 구상의 3분의 1 정도 개발해서 일단 PC용 베타버전을 지난 10일에 열었습니다. 폰을 꺼내서 인터넷 주소창에 vving.org를 치십쇼. v가 2개입니다. vote하면 victory할 수 있는 윙이 된다는 뜻. 메인 게시판 이야기에 무엇이든 묻고 제안할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 확인하고 커뮤니티 만들고 서명운동, 캠페인, 후원활동 등을 할 수 있습니다. 하나만 예를 들어볼까요. 게시판에 패스트푸드점 알바모임 만들자고 제안합니다. 내 폰에 입력된 친구들에게 이 링크를 타고 들어와 동의해달라고 뿌립니다. 일정 회원 수 이상이 동의하면 정식 카페가 됩니다. 커뮤니티 안에는 의제별, 직능별, 취미별, 지역별 다양한 카페가 들어서게 됩니다. 카페마다 게시판이 있으니까 그 안에서 소통하고 조직화할 수 있습니다. 이 알바모임 규모가 상당히 커지면 행동에 나설 수가 있죠. 특히 문제가 큰 회사 찍어서 전국의 모든 매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는 겁니다. 앞으로 설문조사는 2월 말에 열리고, 마을장터 기능은 1월 말에 열립니다. 미디어 기능 대폭 확대할 것이고 개인 대시 보드도 만들겠습니다. 첫 페이지 열면 민주시민이면 알아야 할 뉴스와 정보 보이고,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순서로 다양한 모임이 안내됩니다. 내가 가입한 카페 활동, 내가 제안한 캠페인의 진행 정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개발에 집중해야 할 게 토론과 의사결정 솔루션입니다. 청년 정치운동 어떻게 할 것인가,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하고 토론하고 수정 제안하고 표결까지 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지난 10일에 선보인 건 PC 버전이었는데 2월 말에 모바일 웹 버전 열릴 겁니다.
‘2012년 대선’ 반복 안 하려면
좋죠. 근데 내년 4월 총선인데 어떻게 할 거냐. 다 지금 코에 물이 찼잖아요. 우선 3개 운동 시작할 겁니다. 첫번째 총대선 투개표 감시 시민이 직접 하자, 부정선거 감시본부 만들고. 알바단 퇴치하자, sns 대응본부 만들고. 좋은 후보 당선시키자, 각 정당별 응원단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시민의 날개가 기대하는 활동의 목표는 여기 그치지 않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주민참여 예산제, 주민정책제안제 시행하고 있죠. 이걸 지방정부를 넘어 중앙정부도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까 이진순 박사님 말씀하셨듯이,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국민이 온라인으로 서명해서 법안을 직접 발의하는 제도가 도입돼 있거든요. 우리도 국민소환제, 국민발의제 확대할 필요가 있죠.
인류진화론에서 보면 인류진화 방향에 딱 맞는 운동입니다. 그런데 정치권은 왜 안 할까요. 2011년 12월 민주통합당 통합 선언문입니다.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혁신정당을 결성한다.” 그런데 대선 패배 뒤 국민참여제도 자체를 폐기했습니다. 지난 6월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이 의원 워크숍에서 ‘새정련의 약점’으로 “인터넷과 SNS 열세”라고 써놨습니다. 알고 있어요. 그런데 안 해. 왜? 시민참여 제도를 인류진화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정파별 후보별 유불리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2017년 대선까지 어떻게 될까 예측해볼까요. 총선이 지나면 당선자들간의 자기가 지지하는 대선 후보별로 원심력이 작동합니다. 총선 후에도 시민이 스스로 조직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정당권에서 제공할 가능성이 전무합니다. 2017년 여름이 되면 어떻게 됐든 간에 야권 단일후보는 만들어져요. 그후에 그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여권 후보를 앞서면 그때서야 그 후보 중심으로 정당이 재정립될 겁니다. 그러면 급하죠? 시민 조직화하려고 나섭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2012년 대선이 그대로 반복되는 겁니다. 아까 앞에서 3가지 운동 말씀 드렸는데 그 모임이 모태가 돼 총선 후부터 대선을 향해서 SNS 10만 전사단 형성되길 기대합니다. 2017년 여름에 단일후보가 만들어지는 순간 10만 전사단은 후보캠프와 즉각적으로 손을 잡고 대선 운동에 들어가자, 그래서 정권교체를 성공시키자, 이런 제안입니다.
시민참여형 네트워크형 정당으로
지금 새정치연합의 내홍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무지하게 화가 나시죠. 왜 저럴까. 원인을 알아야 대책을 마련할 수 있잖습니까. 제가 분석하자면 김대중의 부재를 제도로 보완해야 하는데 이게 거듭 실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당 합당 이후에 김대중 총재는 호남과 그 이외 지역의 개혁 세력으로 고립이 됐습니다. 그래서 당 장악력이 높아졌어요. 그러니까 의원 한 사람 한 사람 불러다가 일을 시켰고 게으르면 자르고 외부에서 좋은 사람 영입해서 전략 공천해서 내리꽂아서 당선시켜서 같이 일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영입됐는지 거명해드릴게요. 문동환, 이해찬, 장영달, 임채정, 박영숙, 이우정, 김근태, 천신정, 정세균, 추미애, 마지막으로 386 이인영, 우상호까지입니다. 멤버 좋죠? 소위 개혁공천을 김대중 총재는 늘 성공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국민의정부 말기에 김대중 대통령이 당권을 놓잖아요. 그러니까 당 안에서 김대중의 후계자가 되고 싶은 수십명이 다 나를 제외하고는 그 어느 누구도 김대중 총재의 위치에 올라가는 걸 원치 않아서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했습니다. 그러니까 일 시킬 사람도 없고 일 안 한다고 자를 사람도 없고 영입할 권한 가진 사람도 없고 전략공천 내리꽂을 권한 가진 사람도 없다는 거예요. 이 상태로 10년이 갔습니다. 소위 힘의 공백 상태라는 거죠. 집단지도체제의 결정적 맹점은 1위 당선자가 망하면 2등이 승계해요. 협조가 안됩니다. 열린우리당 때 당대표가 20명 바뀌었죠. 민주통합당 때부터 4년이 됐죠. 그동안 문재인 대표가 9번째 대표입니다.
대책은 3가지입니다. 의원들이 나의 당선을 원하는 욕망과 정권교체라는 대의가 충돌했을 때 정권교체를 앞에 놓고 생각해야 돼요. 그런데 그러겠습니까. 안 하죠. 강제할 방법이 없으니까. 그러면 강제할 방법 없다면 이 아수라장에서 최소한의 약속은 당헌·당규예요. 당헌·당규를 지켜야 하는 거죠. 그런데 이것도 안 지킵니다. 남은 방법은 시민이 스스로 조직화해서 그 시민의 힘으로 말을 들어라, 정당 압박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시민의 날개가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정권교체에 성공하면, 이 두 조건이 다 맞으면 그때 민주진보 진영 전당도 영국의 노동당처럼 시민참여형 네트워크 정당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새정치 계속 얘기하는데 새정치 요체가 뭐냐. 이진순 박사 말씀대로 인쇄술 시대 채택된 대의제도, 이제 인터넷과 SNS 시대로 바뀌었으니까 정당 구조를 시민참여형으로 바꾸는 겁니다. 이 운동이 성공할 것이냐에 대해서 저는 고민하지 않습니다. 시민 스스로 조직화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 있어요? 있으면 손 들고 얘기해주세요. 없죠. 없으면 궁시렁대지 말고 그냥 합시다. 이 방법밖에 없다면. 마지막으로 이 QR코드 찍으면 모금창으로 이동합니다. 개발비 10억 중 3억6천 정도 됐고. 그걸 모으는 일시회원, 운영회원으로 CMS 월 회원 등록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한테 얘기하는 것 아니고요, 학생들은 집에 가셔서 부모님들께 말씀드리면 됩니다. 지금 열린 시민의 날개는 베타 버전이니까 함께 만든다는 맘으로 함께 참여하셔서 좋은 의견 많이 내주시기 바랍니다.
정리/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정치BAR] 피티쑈 : 시민아, 정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