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양자회담장 앞에서 참가국 정상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이동하고 있다. 콘웰/연합뉴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성사 여부를 놓고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한-일 정상의 접촉과 관련해 청와대가 두 정상이 만나 “서로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국 관계 개선 방향에 대한 진지한 의사 교환 없이 말 그대로 짧게 인사만 나눈 것으로 보여, 1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회의 기간 중 추가 접촉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각)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등과 인사를 나눴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9월 취임 뒤 한번도 대면 접촉을 하지 못한 스가 총리와 만남에 대해 “문 대통령은 G7 확대정상회의 세션1이 개최되기 전 카비스 베이 호텔에서 스가 일본 총리와도 조우해서 서로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두 정상의 접촉은 이날 오후 3시30분 초청국 공식 환영식이 열리고 오후 4시부터 세션1 회의가 열리기 전의 막간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이를 확인했다. 오카다 나오키 관방부장관은 일본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총리에게 다가와 극히 짧은 시간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오카다 부장관이 ‘극히 짧은’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봐 두 정상이 간단한 인사만 나눴을 뿐 양국 간 현안에 대한 심도 깊은 의사 교환은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일 정상은 그동안에도 국제회의 참석을 계기로 예정에 없던 비공식 접촉을 해왔다. 한 예로 문 대통령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하고, 한국이 한-일 군사비밀보호협정(지소미아)을 종료하겠다고 결정하며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던 2019년 11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리던 타이 방콕에서 예정에 없는 접촉을 한 바 있다. 당시 두 정상은 인사를 나눈 뒤 쇼파에 앉아 11분 정도 환담했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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