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1일 테헤란을 방문한 호르헤 아레아자 베네수엘라 외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이란 대통령실 제공. AFP 연합뉴스
한국이 호르무즈해협에 ‘독자 파병’을 결정한 데 대해 이란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지난 주말께 이란 측에 외교 경로를 통해 정부의 결정을 알렸다”며 “이란 측 입장은 그 지역(호르무즈해협)에 외국 군대나 선박이 오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는 것이고, 그에 따라 일차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이란 관계를 앞으로 잘 관리해 나가자는 데는 양국이 뜻을 함께했다”며 “교류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병 결정이 한-이란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이란이 이란의 입장이 있듯, 우리는 우리 국익이 있다”며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선박의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한-이란 관계를 관리하기 위해 여러가지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외교채널을 통한 소통은 잘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번 파병 결정은 중동 지역 교민 안전, 이란과의 경제 관계에도 불안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라크에 1600여명, 이란엔 290여명의 우리 국민이 있다. 한국은 이란에서 원유를 주로 수입하고, 자동차부품·합성수지 등을 수출해왔는데, 지난해 5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화해 이란산 원유 수입은 전면 중단됐고, 이란과의 무역 결제를 위한 원화 계좌도 동결됐다.
정부는 의약품 등 인도적 목적 교역의 재개, 원화계좌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최대한 이란 요구를 경청하면서 미국과도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도적 품목 교역 재개를 위해 지난달 초 미국을 방문한 정부 대표단은 이달 중 이란과도 협의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이란 방문을 전격 연기한 바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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