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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청, 강경화 ‘위장전입 해명’만 믿어…부실검증 논란

등록 2017-05-29 22:46수정 2017-05-29 22:50

강 “남편이 청와대에 ‘친척집’ 말해”
청와대 검증없이 그대로 발표

장녀 회사에 유엔 부하직원이 투자
강 “나와는 무관…딸 사업일 뿐”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증여세 늑장 납부 의혹에 위장전입과 자녀 이중국적 문제가 제기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이번엔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였다. 장녀가 설립한 회사에 강 후보자의 유엔 부하직원 형제가 거액을 투자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지난 26일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면, 강 후보자 가족은 2000년 여름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아파트에 전입신고를 했다. 앞서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이 지난 21일 “(강 후보자의) 장녀가 미국에서 1년간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2000년 2학기에 한국으로 전학을 오면서 1년간 친척 집에 주소를 뒀다”고 밝힌 강 후보자의 ‘위장전입’ 주소지다.

29일 이 아파트의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한 결과, 강 후보자가 전입신고할 당시 전세권자는 친척이 아니라 이화여고 교장(1982~1995년)을 지낸 심아무개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주소지의 전세권은 이후 이화학원이 넘겨받아 의혹을 더했다.

‘거짓 해명’ 논란이 일자 강 후보자는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아는 은사께서 소개해줘서 (그) 주소지로 옮기게 됐다”며 “그 주소지에 누가 살고 소유주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고 했다. 강 후보자는 청와대가 친척 집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제네바 출장 중 청와대에서 관련 문의를 남편에게 했고, 남편이 “친척 집이라고 쉽게 생각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온 가족이 위장전입하는 주소지가 누구의 명의로 된 곳인지 몰랐다는 강 후보자의 해명은 또다른 거짓 해명 논란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 또한 청와대가 후보자 남편의 설명만 듣고 ‘친척 집’이라고 밝혔다면 검증 부실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더해 강 후보자의 큰딸이 지난해 6월 차렸던 주류 수입회사 ㈜포즈인터내셔널을 둘러싼 의혹도 불거졌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인권보호관 우아무개씨 형제가 강 후보자의 큰딸이 설립한 회사에 6천만원을 투자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부대표를 지낸 강 후보자의 부하직원 형제가 사업 경험이 없는 강 후보자의 큰딸에게 거액을 투자한 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강 후보자 쪽은 이와 관련해 “우씨가 강 후보자와 잘 아는 사이는 맞지만, 우씨의 투자와 후보자는 관련이 없다”며 “큰딸이 제네바에 거주하면서 알게 된 우씨와 함께 주류 수입 사업을 하려다가 실행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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