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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정부 ‘러시아 천안함 보고서’ 반박과 엇갈린 주장

등록 2010-07-27 19:22수정 2010-07-28 16:58

정부가 27일 <한겨레>가 보도한 러시아 전문가 조사단의 요약보고서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러시아 조사단의 요약보고서와 국방부의 반박이 어떻게 다른지, 국내외에서 다른 주장은 없는지 등을 짚어본다.

① CCTV 시각 오차
러 “촬영시각 21시17분”
국방부 “시간 오류 안고쳐”
전문가 “6개 동일오차 불가능”

국방부는 천안함 내부 폐쇄회로티브이(CCTV) 영상의 마지막 촬영시각이 ‘3월26일 21시 17분 03초’라는 러시아 보고서에 대해 “천안함 내 설치된 카메라는 총 11개이며, 카메라 설치 시점에 시간을 입력한 이후 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녹화된 영상의 화면에 표시된 시각은 실제 시각과 오차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복원된 6대의 시시티브이 입력 시간이 거의 동일하게 오차가 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 시시티브이 업체의 간부는 2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군 쪽에 납품하는 시시티브이는 고성능 장비로 1000대 중 1~2대 정도만 시간 오차가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천안함 시시티브이는 지난해 9월부터 운영되기 시작했다. 이 업체의 간부는 “설치된 지 1년 미만이라면 기껏해야 1분 정도의 오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승조원들이 해안 통신병에게 21시 12분 03초에 부상 사실을 알렸다’는 러시아 보고서와 관련해서는 국방부는 천안함 승조원이 사적으로 통화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러시아 보고서는 ‘해안의 병사’라고 특정했기 때문에 재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② 스크루 훼손
러 “해저면 접촉돼 손상”
국방부 “급속한 정지 탓”
전문가 “그물 걸렸을수도”

러시아 조사단이 “천안함이 해저면에 접촉돼 오른쪽 스크루 날개 모두와 왼쪽 스크루 날개 두 개가 손상을 받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을 두고 국방부는 이날 “우현 스크루의 경우 폭발로 스크루 회전이 급속히 정지하면서 발생한 관성력으로 스크루 날개 끝이 안쪽으로 굽혀졌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 분석을 진행했던 합조단 민간위원은 똑같은 상황을 재연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이미 밝힌 바 있다. 천안함이 갑작스럽게 정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5개의 스크루 날개가 끝만 휘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 꽃봉오리처럼 안쪽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국방부는 훼손된 스크루를 광택이 나도록 심하게 깎았다는 러시아의 조사 결과엔 “좌현 스크루 날개의 선저 부착 생물은 대부분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집중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휘어진 우현 스크루라는 점에서 논의와는 무관한 해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 일부 전문가들은 부드럽지만 인장력이 센 그물 따위가 얽혀 회전이 돼도 스크루에 광택이 생길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러시아와 국방부 해명에 모두 의문을 표시하는 ‘제3의 이론’인 셈이다.

③ 침몰원인
러 “기뢰로 폭발 가능성”
국방부 “모든 기뢰 불능화”
전직 장성 “기뢰 설치돼”

‘기뢰에 의한 폭발’ 가능성을 언급한 러시아 보고서에 대해 국방부는 1970년대 후반 북한군의 백령도 상륙작전을 막기 위해 기뢰를 뿌렸지만 “도전선을 절단하고 모든 기뢰를 불능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직 고위 해군 장성은 천안함 사건 이후 해당 지역에 기뢰가 설치돼 있다는 증언을 한 바 있다. 또한 군 소식통은 “도전선의 피복이 벗겨져 있으면 천안함에 흐르는 전압만으로도 폭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침몰 원인을 두고 어뢰설, 좌초설, 기뢰설, 복합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서 재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국회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특별위원회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국정조사에 즉각 응하라고 한나라당에 촉구했으며,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천안함 전면재조사가 해법”이라고 밝혔다.

김도성 <하니티브이>, 하어영 <한겨레21>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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