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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유명환 외교 “북, 전제조건 붙여선 안돼”
6자회담 조기 재개 ‘부정적’

등록 2010-07-18 20:31수정 2010-07-19 09:03

“천안함사태 회피 활용 유감”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8일 “북한의 전제조건이 붙어 있는 6자회담은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명환 장관은 이날 <한국정책방송>(KTV) 정책대담에 나와 “북한은 평화협정 문제를 논의해야 북핵문제를 논의할 수 있고, 대등한 입장에서 6자회담을 하자는 것인데, 이는 2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제재 결의 1874호를 무력화해 달라는 요구”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유 장관은 “북한이 별안간 6자회담 얘기를 꺼내는 것은 천안함 사태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모면·회피하려는 구실로 6자회담을 활용하려는 것 아닌가 해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유 장관의 이런 언급은 6자회담 조기 재개 논의에 한국 정부가 부정적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 정부는 21일 서울에서 열릴 제1차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에서 6자회담 문제 등도 협의할 예정인데, 미국 쪽이 한국의 이런 부정적 태도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5일(현지시각) 회견에서 “올바른 환경 아래에서 북한과 마주앉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천안함 관련 의장성명 채택 다음날인 10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회견에서 “평등한 6자회담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일관하게 기울여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거듭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6자회담 조기 재개 여부는 한·미의 ‘2+2회의’ 및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아세안지역포럼(ARF)을 계기로 한 6자회담 당사국 외교장관 사이의 조율 결과에 따라 가닥이 잡힐 전망이다.

유 장관은 이번 아세안지역포럼 의장성명에 천안함 관련 내용을 넣는 문제와 관련해 “큰 의미를 둘 건 없다”며 “의장국이 쌍방의 의견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그냥 표기하는 경우가 있어 과대 해석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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