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리라 호텔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열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논의했다. 전날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 협의 내용을 이행하려는 조처다.
박 장관은 13일(현지시각)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면서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높은 투명성과 신뢰성을 유지하고, 과학적 안전성은 물론 국민적 안심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박 장관은 또 “정상 간 논의한 대로 실시간 모니터링 정보 공유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과 같은 이상상황 발생 시 방류 중단 및 우리 쪽 즉시 통보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요청한 것과 같은 내용이다.
다만 박 장관은 윤 대통령과 달리,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전문가를 참여시켜달라는 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전문가 참여단을) 구성하고 어떻게 운영할지 특정된 것은 아직 없다. 전문가 참여 문제는 (아직) 확인해드릴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에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점, 후쿠시마 수산물 문제, 한국 야당 의원들의 일본 항의 방문 등 문제도 별도로 거론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관련 언급이 있었는지도 외교부는 설명하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일 관계와 관련된 현안들에 논의가 있었지만 특정 현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한-일 외교장관회담은 지난해 5월 이후 일곱번째로 열렸다. 양쪽은 이날 예정된 시간인 30분보다 더 긴 약 45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전날 양국 정상이 논의했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전날 이뤄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면서다.
한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야시 외무상은 왕이 위원의 발언에 “과학적·객관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카르타/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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