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후보시절이었던 2021년 11월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8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만난다. 이번 면담은 한국 정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려는 취지로 주한 중국대사관이 민주당에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외교 소식통은 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싱하이밍 대사와 이 대표가 8일 만날 예정”이라며 “한-중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한국 내의 여러 목소리를 들으려는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쪽도 “이 대표가 8일 싱하이밍 대사를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
신임 대사 부임·당대표 취임 등 특별한 계기가 없는 상황에서 주한중국대사가 야당 대표를 예방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3월28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했고, 지난해 11월7일에는 이 대표를 만났지만 모두 이들 두 대표 취임에 따른 인사차 면담이었다.
앞서 2017년 8월 추궈홍 주한중국대사는 당시 야당 대표였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면담한 바 있다. 당시 홍 대표는 면담 이튿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중 수교 25주년인데 지금 한-중 관계가 아주 좋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북핵이나 사드 문제 해결, 한-중과 한-미 관계 경색을 한국당이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한-중 관계가 경색된 상황이어서 이 대표와 싱하이밍 대사가 어떤 메시지를 주고 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와 한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과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북한 문제처럼 세계적인 문제”라고 밝히면서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하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달 22일 류진쑹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담당 국장)의 방한을 통해 한국에 대만 문제에 개입하거나 미·일의 중국 봉쇄에 깊이 동참하지 말라는 등 ‘4불가 방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 대사도 지난 2일 제주포럼에서 “한반도와 대만 문제를 동일선상에 두고 논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대만 문제를 글로벌 이슈화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만 문제를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중국의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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