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군 6사단 전방 철책에서 육군 장병들이 경계순찰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군 당국이 16일 새벽 북쪽에서 무단 월남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4시20분께 강원도 동해 민통선 검문소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던 신원 미상의 남성을 시시티브이(CCTV)로 식별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곧바로 작전 병력을 투입해 수색 작전에 들어갔으며, 이후 3시간 만인 아침 7시20분께 이 남성을 붙잡았다. 20대 초반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조사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이 남성이 북한에서 넘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어떤 경로로 어떻게 넘어왔는지, 월남한 동기가 무엇인지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조사 중”이라며 자세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조사 결과 이 북한 남성이 비무장지대 지오피(GOP·일반전초) 철책이나 해안 경계지역을 통해 무단으로 넘어온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시 한번 “군의 경계태세가 느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북한 주민 1명이
동부전선 지오피 철책을 넘어온 사례가 있다. 당시 군은 월책 14시간여 만에 이 주민의 신병을 확보해 ‘경계 실패’ 논란을 빚었다. 또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표시한 일명 ‘노크 귀순’이 있었던 곳도 이 부대다.
합참은 “해당 지역 해안경계를 포함하여 경계태세 전반에 대해 점검 중에 있다”며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 남성이 육상뿐 아니라 해상으로 넘어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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