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국립중앙의료원과 극동 공병단 터의 항공 촬영 사진. 국방부 제공
감염병 대응 중추기능을 수행할 국립중앙의료원의 이전·신축이 본격화한다. 국방부와 보건복지부는 6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서울 중구 방산동 ‘극동 공병단’ 터에 국립중앙의료원을 신축·이전하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극동 공병단 터는 애초 서울대사범대부속초등학교 부지로 서울대 소유였으나, 한국전쟁 기간 주한미군에 징발돼 미 육군 극동 공병단이 사용하다가 지난해 12월
주한미군 기지 이전 계획에 따라 국방부에 반환됐다. 현행 국립중앙의료원에 인접해 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7월 서울시와 국립중앙의료원의 신축·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극동 공병단은 미 육군 공병대 소속으로 영문 이름은 Far East District, U.S. Army Corps of Engineers이다. 극동 공병단이 2019년 가을 발행한 부대 소식지 ‘East Gate Edition’을 보면, “극동 공병단은 4개의 태평양 사단 소속 공병단 중 하나이며, 미 육군 공병대 45개 공병단 중 하나이다. 극동 공병단의 본부는 (경기도 평택) 험프리스 기지에 있으며 한반도 전역 모든 미 국방부 기관의 엔지니어링, 설계 및 공사를 전담하고 있다”고 소개돼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1958년 개원 이래 공공의료체계 총괄 병원으로서 △중앙감염병병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중앙모자보건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공간이 비좁고 시설도 노후화한 상태다. 그동안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 내 부지로 옮기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일부 주민의 반대 등으로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이 “극동 공병단 터에 감염병전문병원 등을 포함한 국립중앙의료원을 짓자”고 제안하면서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신축 사업에 물꼬가 터졌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신축은 반환된 극동 공병단 터의 환경오염 정화 작업을 거쳐 이르면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5년 완공한다는 목표로 추진된다. 총사업비 6003억원이 투입돼 중앙감염병병원과 중앙외상센터 등을 포함해 모두 800병상을 갖출 예정이다. 중앙감염병병원에는 100병상 규모의 음압병실이 설치돼 감염병 대응의 중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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