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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주한미군기지 12곳 돌려받는다…‘용산기지 반환’ 본격 개시

등록 2020-12-11 14:00수정 2020-12-11 15:49

스포츠월드·소프트볼경기장 등 용산기지 2곳도 포함
주한미군 용산기지의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주한미군 용산기지의 모습.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군 기지 12곳을 한국에 반환하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 말 반환 절차를 시작한 용산 기지는 일부 체육시설이 포함됐다. 논란을 거듭해온 기지의 환경오염 정화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해와 같이 향후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부는 11일 미국과 201차 소파(SOFA·주한미군지위협정) 합동위원회를 열어 11개의 미군기지와 용산기지 2개 구역을 돌려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강원도 원주의 ‘캠프 이글’과 ‘캠프 롱’, 부평의 ‘캠프 마켓’, 동두천 캠프 호비 사격장 반환에 합의한 지 1년 만이다.

미국이 이번에 반환하는 서울 지역 미군기지는 ‘캠프 킴’, ‘미8군 종교휴양소’, ‘니블로 배럭스’, ‘극동공병단’, ‘서빙고 미정보대’와 ‘용산기지’의 스포츠월드와 소프트볼경기장 등 6곳이다. 경기도 의정부 ‘캠프 잭슨’과 동두천 ‘캠프 모빌’ 일부, 하남 ‘성남 골프장’과 강원도 태백 ‘필승 사격장’ 일부, 경북 포항 ‘미 해병 포항 파견대’, 대구 남구 ‘캠프 워커 헬기장’도 이번 반환 합의에 포함됐다. 앞서 미국 쪽은 지난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제52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 “현 시점에서 17개 부지가 한국 정부로 반환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합의에 17곳 모두가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에 반환에 합의한 기지 가운데 서울의 극동공병단 부지는 보건복지부와 서울시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해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의 캠프 킴 부지는 수도권 주택문제 해소를 위해 공공주택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 당시 이 부지를 올해 안에 돌려받아 주택단지로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번 합의에 5만3418㎡에 해당하는 용산기지 내 시설 2곳도 포함되면서 지난해 한-미가 합의한 용산기지 반환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정부는 밝혔다. 2002년 연합토지관리계획(LPP)과 2004년 용산기지이전협정(YRP)에 따라 한-미가 전국의 주한미군 기지 80곳에 대한 반환 작업을 시작한 뒤 용산 미군기지(203만㎡)의 일부가 반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용산기지 이전의 핵심인 한미연합사령부의 평택 이전 일정 등이 구체화되지 않아 실제 용산기지 반환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돌려받아야 할 용산기지의 면적은 196만7582㎡다.

국방부 제공
국방부 제공

정부는 이번에도 지난해 합의 때와 마찬가지로 오염정화 책임 문제를 추후 협의 과제로 돌렸다. 주한미군이 사용중인 기지의 환경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과 소파 관련 문서 개정 협의도 지속한다는 조건도 그대로 붙여 12곳의 미군기지를 돌려받았다. 이에 더해 △오염관리 기준 개발 △공동 오염조사 절차 마련 △환경사고 시 보고절차와 공동조사 절차 개선도 협의해 가기로 했다. 정부가 이런 ‘조건부 즉시 반환’을 이어가는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기지 반환 사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 때문으로 보인다. 그간 환경 오염 정화의 책임을 둘러싸고 협의가 길어지면서 기지 반환이 지연된 점을 고려해 우선 기지를 돌려받은 뒤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해외주둔 미군이 미군기지를 돌려준 뒤 오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화 비용을 부담한 사례가 없어 한-미 간 협의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 “정부의 미군기지 선반환, 후정화 비용 청구 입장은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성명에서 “올해 국정감사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정부는 기지 오염비용 청구, 미군기지 환경관리 강화방안, SOFA 개정 등 어떠한 것도 미측으로부터 이끌어낸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용산 미군기지 주변 산재부지(극동공병단, 니블로배럭스, 서빙고정보대, 종교휴양소)와 성남골프장의 경악할 만한 내부 오염이 공개된 바 있다. 청계천과 남산, 서빙고 등 시민들의 주거, 휴식공간과 밀접한 곳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벤젠, 페놀, 비소, 납 등 각종 유해발암물질이 기준치의 수십, 수백배가 넘게 검출됐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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