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중 연합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에 참여한 미군 F-22 랩터 전투기가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 인근에서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 사진은 연합뉴스가 2017년 12월2일 찍었다.
지난해 한국이 낸 방위비분담금에서 주일미군 등의 장비 정비 지원에 134억원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이 한반도 바깥에 주둔하는 미군 지원에 쓰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가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송영길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영외 장비 정비비 연도별 지원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방위비분담금에서 한반도 바깥의 영외 미군장비 정비에 지원된 규모는 134억원이며, 이는 주일미군 소속의 F-15 전투기와 HH-60 헬기 등의 정비에 쓰였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26일 “영외 미군장비 지원은 유사시 한반도에 증원되는 전력을 대상으로 이뤄지므로 궁극적으로 우리 안보에 기여하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위비분담금의 영외 장비 정비 지원은 주한미군의 주둔 경비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방위비분담금의 애초 취지에서 어긋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군다나 주일미군이 일본 정부로부터 방위비분담금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주일미군 장비 정비 지원에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을 쓴다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에 따라 한·미는 지난해 10월 제10차 군수분야 방위비용 분담에 관한 이행합의서에서 영외 장비 지원비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국방부 자료를 보면, 영외 장비 정비 지원 규모는 2014년 244억원, 2015년 185억원, 2016년 219억원, 2017년 189억원, 2018년 117억원 등으로 추세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다 지난해 134억원으로 다시 늘어났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지난해 영외 장비 지원비 134억원 중 38억원은 2018년 말 비용이 정산 지연으로 이월된 것으로, 이런 사정을 반영하면 실제 지원 규모는 2018년 155억원에서 2019년 96억원으로 줄어들었다”며 “해당 장비 정비도 대한항공 등 우리 기업이 모두 맡아 했다”고 해명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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