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G20뒤 한-중 물밑접촉… 안보실이 이끌고 이해찬 ‘막후협상’

등록 2017-10-31 21:05수정 2017-10-31 22:13

사드 한파 어떻게 풀렸나

시, 문 대통령 취임 직후 사드 언급
7월 G20 첫 정상회담때까지 ‘싸늘’

문 대통령 “다각적 창구 마련” 지시
정의용·남관표 번갈아 수차례 방중
이해찬 다섯차례 방문 고위급 접촉
노영민 대사 부임뒤 외교라인 활기
김정숙 여사, 시 주석 부인에 ‘친서’
중국 당대회 직전 “한국 이해” 급진전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불거진 한-중 갈등이 31일 양국 정부의 관계회복 선언으로 봉합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냉랭했던 한-중 정상회담 이후 두 나라 외교당국이 물밑에서 다각도 교섭을 통해 서로의 불신을 걷어내면서 ‘정치적 타결’을 이뤄낼 수 있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사령탑이 되어 외교부, 이해찬 전 총리, 노영민 주중 대사 등이 입체적으로 움직였다.

가장 큰 역할을 한 곳은 국가안보실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한-중 정상 간 통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의례적인 축하 인사 이후 줄곧 사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싸늘한 분위기는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이어졌다. 이후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 개선이 단기간에, 일상적인 외교라인을 통해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청와대 안보실을 중심으로 다각적인 대중 접촉 창구 마련을 지시했다고 한다. 안보실의 정의용 실장과 남관표 2차장이 번갈아 중국을 여러 차례 방문해 문 대통령의 한-중 관계 개선 의지 및 북핵 문제 등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이 “사드 문제는 기존의 외교적 방법이 아닌 정치적 타결이 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했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정치적 타결이란 최고결정권자들(문 대통령·시 주석)과 소통하면서 신속히 입장을 서로 조율할 수 있는 채널에서 협의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중국 외교부 내에서 아주 터프하고 실력있기로 알려진 쿵쉬안유 부장조리가, 우리 쪽에선 여러 부처 해당 사안인 만큼 남관표 안보실 2차장이 대표를 맡아 협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교섭 과정에 외교부 직원들도 포함되고 양국 대사관이 활발히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안보실 외에도 문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여러 채널이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중국 특사로 파견됐던 이해찬 전 총리는 지난 9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과 함께 방중한 것을 포함해 공식·비공식적으로 네 차례나 더 중국을 찾아 현지 고위 인사들과 두루 접촉했다고 한다. 이날 발표된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에 포함된 중국의 우려, 곧 △사드 추가 배치 여부 △엠디(MD·미사일방어) 체계 참여 여부 △한-미-일 군사동맹 가능성 등이 이 과정에서 논의됐고, 시진핑 주석 2기 체제가 출범한 19차 중국 공산당 당대회 이후 한-중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오갔다고 한다. 사정에 밝은 정부 당국자는 “중국 쪽 우려에 대한 우리 정부 쪽의 설명이 계속됐고, 당대회 직전에 중국 쪽이 (우리 정부 입장을) 이해한다는 표시를 해오면서 상황이 급진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축은 노영민 주중 대사다. 노 대사는 부임 전 언론과 만나,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이 모두 사드 배치 후폭풍은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실언성으로 비친 듯했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듣고 싶은 말이기도 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노 대사 부임 이후 그동안 잠자고 있던 외교라인도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두 나라 사이에 ‘신뢰’가 쌓였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 최고위 관계자들이 ‘문재인 정부는 여러가지 대외 문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갖고 일관성 있게 대응하는 모습이 신뢰할 만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우리가 입장을 바꾼 게 아니라 중국이 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쪽은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외교 활동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국가안보실의 한 관계자는 “김 여사가 (중국 작가인) 치바이스 전시회를 방문해 진지하게 대화를 하고 시진핑 주석 부인과 친서를 교환하기도 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쌓여 이런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김보협 정인환 김지은 기자 bh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무인기 백령도 이륙’ 북 주장에 “대꾸할 가치 없다”는 합참 1.

‘무인기 백령도 이륙’ 북 주장에 “대꾸할 가치 없다”는 합참

김건희 리스크 ‘지지율 최저’ 민심 귓등으로…윤 “4대 개혁 박차” 2.

김건희 리스크 ‘지지율 최저’ 민심 귓등으로…윤 “4대 개혁 박차”

북 “평양 추락 무인기, 백령도 이륙…재발 땐 도발원점 영영 사라져” 3.

북 “평양 추락 무인기, 백령도 이륙…재발 땐 도발원점 영영 사라져”

이재명 “국정원 북한군 심문조 파견, 고문기술 전수라도 할 건가” 4.

이재명 “국정원 북한군 심문조 파견, 고문기술 전수라도 할 건가”

[단독] “김건희 여사 ‘오빠한테 전화 왔죠?’ 통화음, 나도 들었다” 5.

[단독] “김건희 여사 ‘오빠한테 전화 왔죠?’ 통화음, 나도 들었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