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북한은 2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식 마지막 행사인 ‘중앙추도대회’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의 당·정·군 고위 인사들은 추도사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을 추모하며 후계자 김정은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충성의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의 추도대회를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공식화하는 무대로 적극 활용한 것이다.

이날 추도대회는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의 사회로 오전 10시50분부터 1시간가량 열렸다. 주석단에는 김정은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영남 상임위원장, 리영호 총참모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최영림 내각 총리, 장성택 당 행정부장,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등 수뇌부가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추도사에서 “김정은 동지를 또 한 분의 장군, 최고영도자로 높이 우러러 받들며, 선군혁명 위업,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기남 당비서는 “김정일 동지가 영도의 계승문제를 빛나게 해결해 우리 당과 혁명이 승승장구해 나갈 수 있는 결정적 담보를 마련했다”고 말했고, 김정각 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은 “인민군대가 자기의 영예로운 사명과 임무를 다하자면 김정은 대장을 잘 받들고 그의 영도에 끝없이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날 추도대회가 열리는 동안 김일성광장에는 당과 사회단체, 중앙기관 공무원, 조선인민군 장병, 혁명열사 가족, 각도 대표 등 10만여명으로 추산되는 북한 주민들이 줄을 맞춰 섰다. 주석단 앞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대형 초상이 걸렸고, 곳곳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있다’는 등의 펼침막도 나부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일 동지를 추모하는 추도대회가 각 도·시·군에서도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정오에는 평양시와 각 도청 소재지에서 조포를 쏘고 기관차·선박 등은 3분간 고동을 울렸다. 또 북한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3분간 울렸다.

북한은 이날 추도대회를 끝으로 김 위원장의 장례절차를 모두 마쳤으며, 다음달 1일 당보·청년보·군보에 신년 공동사설을 발표해 김정은 시대의 정책방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중앙텔레비전>과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은 전날 김 위원장 영결식에 이어 이날 추도대회도 생중계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