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세종연 수석연구원 주장
북한 김정은 체제의 최대 후견인으로 주목받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위상이 실제보다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9일 ‘장성택 섭정 집단지도체제 가능성 평가’라는 논문과 전자우편 기고 등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할 때까지 그의 국정 운영을 보좌한 가장 핵심적인 인물은 장성택이 아니라 김정은이었다”며 “장성택에 대한 과대평가와 김정은에 대한 과소평가가 한국과 국제 사회가 북한의 후계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장성택이 비군사 분야에서 김정은의 파워 엘리트 장악과 관련해 많은 조언을 하고 후원한 것은 사실이지만, 김정은의 군부 장악에는 거의 기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 영결식에서 김정은과 함께 영구차를 호위한 7명의 핵심 인물 가운데 2004년 장성택이 종파행위로 직무정지 당할 때 함께 처벌받은 인물은 아무도 없다”며 “일부에서 북한의 핵심 실세들을 모두 장성택의 ‘최측근’으로 해석하는 것도 억지에 가깝다”고 반박했다.
정 위원은 장 부위원장이 24일 대장 군복 차림으로 등장한 뒤 장 부위원장 중심의 군부 집단지도체제 등장 가능성이 제기된 데 대해서도 “장성택의 대장 직위는 김정은이 최고사령관 자격으로 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당시 김정은과 군 간부들의 모습을 담은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사진을 보면, 장성택의 몸 일부가 잘려 있는데, 만약 장성택이 일부 주장처럼 ‘섭정왕’이라면 결코 이처럼 대우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