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영결식과 비교해보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8일 영결식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영결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선 영정-후계자 화환-영구차-장의위원 차례의 운구 행렬이나 평양 시내를 도는 영구차의 동선이 17년 전과 마찬가지였다.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군악대는 그때와 똑같이 편곡한 ‘빨치산 추도가’를 장송곡으로 연주했고, 영구차는 똑같은 링컨콘티넨털 리무진이었다.
그러나 몇몇 모습은 94년과 달랐다. 후계자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금수산기념궁전 영결식에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 다른 고위 인사들과 함께 운구차 옆에서 걷는 모습은 과거에는 없던 장면이었다. 94년 김 주석 영결식 때엔 김정일 위원장이 고위 간부들과 함께 영구를 한 바퀴 돌며 애도를 표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실황중계도 이례적이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이날 오후 1시57분부터 3시간 동안 영결식 장면을 ‘실황중계’했다. 워낙 이례적이다 보니, 같은 화면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방송 사고’가 눈에 띈 점, 북한이 과거 실황중계라 해놓고 시차를 두고 방송한 ‘전력’이 있는 점 등을 들어 생중계가 아닐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당국자는 “이런 중요한 시점에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엔 오전 10시에 시작한 영결식 영상을 오후 3시에야 공개했다.
영결식이 열린 28일은 39년 전인 1972년 김일성 주석이 주석직에 오른 날이다. 이날 금수산기념궁전에는 김 주석의 대형 사진과 김정일 위원장의 영정 사진, 그리고 운구차를 따르는 김정은 부위원장 등 3대가 나란히 자리를 함께한 셈이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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