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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군부장악 나선 ‘후견인’, 김정은체제 안착 속도낸다

등록 2011-12-25 19:34수정 2011-12-25 22:40

장성택(왼쪽 첫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4일 김정은(가운데)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금수산기념궁전 참배에 동행한 모습. 그가 군복 차림으로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군복에 대장 계급장(네모 안)이 달린 점으로 미뤄 최근 대장 칭호를 수여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부위원장 왼쪽의 리영호 총참모장과 뒷줄 오른쪽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군부 내 강력한 김 부위원장 지지세력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연합뉴스
장성택(왼쪽 첫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4일 김정은(가운데)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금수산기념궁전 참배에 동행한 모습. 그가 군복 차림으로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군복에 대장 계급장(네모 안)이 달린 점으로 미뤄 최근 대장 칭호를 수여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부위원장 왼쪽의 리영호 총참모장과 뒷줄 오른쪽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군부 내 강력한 김 부위원장 지지세력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연합뉴스
‘실세’ 장성택 위상 강화
당·정 넘어 군부까지 통제
포괄적 막후조정 힘실려
최측근 집단보좌체제의 핵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25일 <조선중앙텔레비전>에 대장 군복을 입고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하는 모습이 방송되면서, 장 위원장의 향후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부 출신이 아닌 장 부위원장은 공식적으로 군 직함을 부여받은 적이 없다. 그럼에도 그가 군복을 입고 나타난 것은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최대 후견인으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당과 정부는 물론이고 군까지 포괄해 조정하는 위상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후견인 그룹을 총괄하는 사람으로서 선군 영도, 선군 정치를 재확인·계승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동시에 김정은 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해 당과 정부뿐 아니라 군부에 대한 장악에까지 나섰다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장 부위원장이 이날 참배 때 김정은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군부의 최대 실세로 알려진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바로 옆에 서 있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공식 장의위원 서열에서 19위였던 장 부위원장이 실제 참배에서 서열 4위의 리 총참모장 옆에 서 있었다는 것은 장 부위원장의 실질적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김정은 부위원장이 체제에 대한 안팎의 불안을 잠재우려면 먼저 군부를 장악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장 부위원장이 군에 대한 영향력은 적지만, 김 부위원장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상징적인 조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이 장 부위원장에게 군에도 관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 당·군 최측근의 집단 보좌체제를 구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북한군의 계급서열은 원수-차수-대장-상장-중장-소장으로 이어진다. 원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혁명 1세대인 리을설만 남게 됐으며, 차수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리영호 총참모장 등 7명이다. 논리적으로는 장 부위원장의 대장 계급보다 상위 계급자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김정은 부위원장과 그의 고모 김경희 경공업부장도 대장이다. 정부의 한 관리는 “북쪽 군 체계의 특성상 군 계급이 절대적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최고권력자와의 친밀도나 충성도 등이 더 중요할 수 있다”며 “김정은 부위원장이 군을 다 통괄하기 어려운 만큼 장성택에게 군복을 입혀 도움을 받겠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장 부위원장의 대장 군복에 큰 정치적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장 부위원장이 군사조직인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를 지도하는 위치에 있고, 지난해 9월 대장 칭호를 받은 최룡해 당 비서와의 형평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어 장 부위원장에게 대장 칭호가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이 장 부위원장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취한 조처일 뿐이라는 것이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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