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금수산기념궁전 안에 안치돼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주검. 흰색 베개를 벤 채 붉은 천이 가슴까지 덮여 있다. 통일부 제공
북, 김 위원장 주검 공개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돼
김정은 부위원장이 첫 참배
방부처리해 영구 보관할 듯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돼
김정은 부위원장이 첫 참배
방부처리해 영구 보관할 듯
사망한 지 사흘 만인 20일 오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주검이 평상시 즐겨 입던 인민복 차림의 모습으로 공개됐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이 공개한 그의 주검은 베개를 벤 상태에서 붉은색 천으로 가슴까지 덮여 있었다. 베개와 주검이 놓인 보료는 흰색이었다.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된 주검은 투명 유리관 안에 놓여 있었으며, 흰 국화와 붉은색의 김정일화가 유리관 주변을 장식했다. 또 유리관 앞에는 그가 생전에 받았던 각종 훈포장이 놓였다.
김 위원장의 주검이 안치된 방식은 전체적으로 1994년 7월 김정일 주석 장례 때와 매우 비슷하다. 당시 김 주석의 주검도 붉은 천으로 가슴까지 덮인 채 꽃으로 둘러싸인 투명 유리관 속에 안치됐다. 김 주석의 주검이 평소 즐기던 양복 차림이었다는 점이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과 다른 점이다.
북한의 새 영도자에 오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20일 처음으로 시신을 참배한 것도 1994년 상황과 비슷하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 영전에 조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1994년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강성산 정무원 총리, 오진우 인민무력부장 등 당·정·군의 수뇌부 100여명과 함께 김 주석의 주검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인민복 차림을 했으며, 왼쪽 팔에 검은색 조장을 찼다. 그러나 20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을 보면,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은 김정은 부위원장의 몸에는 조장 등 특별한 표식이 없었다. 북한은 김 주석처럼 김 위원장의 시신을 방부처리해 금수산기념궁전에 영구 보존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이날 ‘영원한 우리의 김정일 동지’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우리 단결의 중심에, 우리 혁명의 진두에 백두산이 낳은 또 한 분의 천출위인이신 김정은 동지께서 거연히 서 계신다. 조선은 김정일 동지의 위대한 혁명사상과 고귀한 혁명정신으로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뭉치고 또 뭉친다”고 밝혀, 김정은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후계 구도를 재확인했다.
북한 군은 진행중이던 동계훈련을 중지하는 등 추모 분위기를 보였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9일 오후 1시께부터 (비무장지대 안) 기정동 마을을 시작으로 전선에서 조기 게양이 이어졌으며 동계 훈련중인 일부 부대들이 주둔지로 복귀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장례 기간 중에 혹시라도 북방한계선(NLL) 월선 등으로 논란이 이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취한 조처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김종철 선임기자,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1994년 평양 금수산의사당에 안치돼 있던 김일성 주석의 주검. <한겨레> 자료사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