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송태호 교수 주장
“추진체 뒤쪽 온도 변화 없어”
“추진체 뒤쪽 온도 변화 없어”
지난 5월20일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이 북한 소행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물로 제시한 어뢰 추진체 뒷부분에 적힌 ‘1번’ 글씨가 폭발 당시 고온에 불타지 않고 남아 있을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2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추진체 뒤쪽의 온도는 변화가 없어 글씨가 남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송태호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는 2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 나와 “계산을 해보니 어뢰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50㎜ 격벽 디스크 철판의 뒷면에 1번이라고 글씨가 써 있는데, 그 부분의 온도가 (폭발에도) 초기의 온도에서 단 0.1℃도 안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온도 변화가 미미한 원인에 대해 송 교수는 “격벽 디스크 앞면의 열이 뒷면까지 전달되는 시간이 몇분가량 걸리는데, 실제로 반응이 일어나는 시간은 1초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앞의 열이 전혀 뒤에 전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극단적인 경우라고 해도 어뢰 추진부의 온도는 기껏 20℃ 이내로 상승해 페인트 혹은 그 위의 글씨가 열손상을 입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관련 연구 보고서를 카이스트 열전달연구실 누리집에 올려놓은 뒤 토의를 환영한다는 견해를 밝혀, 천안함과 어뢰 잔해에 나타난 여러가지 현상에 대한 해당 전문가들의 토의로 이어질지 눈길을 끈다.
앞서 합조단이 내놓은 어뢰가 천안함을 폭발시킨 것이라면 엄청난 폭발열을 받았을 텐데 어떻게 파란색 잉크로 어뢰 추진부에 적힌 ‘1번’ 글씨가 남아 있겠느냐는 문제제기가 이어진 바 있다.
지난 5월 말 이승헌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물리학)는 ‘1번’ 글씨와 관련해 “250㎏의 폭약량에서 발산될 에너지 양에 근거해서 간단한 계산을 해보면, 폭발 직후 어뢰의 추진 후부의 온도는 쉽게 350℃ 혹은 1000℃ 이상까지도 올라간다. 이러한 온도들에서 유기 마커펜의 잉크는 타버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마커펜의 주요 성분인 크실렌과 톨루엔, 알코올의 끓는점이 모두 150℃가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뢰 폭발 뒤 마커펜 흔적이 남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권혁철 기자
이슈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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